한·일 축구 정기전 15년 만에 킥오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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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추억의 한.일 축구 정기전이 15년 만에 부활한다.

한.중.일 프로축구 왕중왕을 가리는 A3 챔피언십 대회 참관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은 2일 가와구치 사부로 일본축구협회장과 만나 한.일 정기전 일정과 세부 내용을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올림픽대표팀은 11월 14일(한국)과 21일(일본) 양국을 오가며 두 차례 친선경기를 벌인다. 가까이는 12월에 열리는 도하 아시안게임, 멀리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전력 점검이 정기전의 일차 목표다. 이를 위해 양국은 5월부터 실무 협상을 벌여 왔다.

정 회장과 가와구치 회장은 아시아 축구 발전을 위해 국가대표 친선경기도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 드러난 아시아 축구의 한계를 양국 모두 절감한 것이 이번 결정의 배경이다. 또 청소년과 유소년 친선경기도 정기적으로 개최할 것에 합의했다.

한.일 축구 정기전은 1972년부터 15차례 열렸다. 한국 입장에서는 흥행이 보장되는 한.일전을 마다할 리 없었고, 일본으로서는 한 수 위인 한국과의 경기를 통해 기량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 처음 대회가 시작된 동기였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1회 대회에서는 2-2로 비겼으나 한국은 정기전 통산 전적에서 10승2무3패로 절대 우위를 보였다. 90년대 들어 일본 축구가 급성장하며 '탈(脫)아시아'를 표방하자 정기전은 위기를 맞았다. 더 이상 한국 축구로부터 '배울 것'이 없다고 판단한 일본 측은 대회 개최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고 91년을 끝으로 정기전은 중단됐다. 이후 몇 차례 이벤트성 친선경기가 열렸지만 정례화되지는 못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중국과도 정기전을 치르는 문제를 협의 중이다. 이것도 성사되면 한.중.일 클럽 대항전인 A3 대회와 국가대항전이 병행하는 양대 체제가 성립되는 셈이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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