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탈원전 청구서…해외 의존하는 LNG 설비 최대 6조 수입

중앙일보

입력 2021.06.22 17:42

업데이트 2021.06.22 21:16

탈원전 등 정부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수입해야 하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설비 비용이 최대 6조원이 넘는다는 국책연구기관 분석이 나왔다. LNG 발전은 연료까지 전량 해외에서 들여오고 있어 정부 LNG 발전 확대가 에너지 해외 의존도를 높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대 6조2100억 수입해야”

LNG 발전소 증설에 따른 설비 수입액.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LNG 발전소 증설에 따른 설비 수입액.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22일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기계연구원에 의뢰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30년까지 LNG 발전소 추가 건설을 위해 수입해야 하는 설비가 최소 1조6900억원에서 최대 6조2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30년까지 LNG 발전소를 지금보다 약 19기(9.7GW) 더 지을 예정이다. 탈원전·탈탄소 정책에 따라 원전과 석탄을 대체할 전력원으로 LNG 발전을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LNG 발전소에 쓰이는 주요 설비는 전량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LNG 발전 주기기인 가스터빈은 미국·독일·일본 업체가 전세계 시장 약 96%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LNG 발전소 가스터빈과 부품도 전량 해외에서 수입한다.

2030년까지 늘어나는 LNG 발전소의 ▶가스터빈 ▶배열회수보일러 ▶증기터빈을 지금처럼 전량 수입하면 약 6조2100억원이 필요하다. 만약 국산화가 어려운 가스터빈만 해외에서 들여오고 나머지를 모두 자체 생산해도 2조1100억원을 수입해야 한다. 여기에 가스터빈을 약 20% 국산화한다는 낙관적 가정을 해도 1조6900억원을 해외에서 사야 한다.

유지 비용 많고, 국산화도 쉽지 않아

지난해 9월 두산중공업 가스터빈 부품공장을 시찰한 문재인 대통령. 중앙포토

지난해 9월 두산중공업 가스터빈 부품공장을 시찰한 문재인 대통령. 중앙포토

설비 수입 뿐 아니라 이를 유지 보수하는데도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양 의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LNG 발전용 가스터빈의 연간 유지 보수 비용은 2840억원(고온부품 구매비용 1290억원, 경상정비 비용 1,550억원)이다. 이 비용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LNG 발전소가 늘어나면 이런 비용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양 의원은 “대부분 국산인 원자력 발전과 달리 LNG 발전은 설비뿐 아니라 연료까지 전량 수입하고 있다”며 “정부가 LNG 발전을 확대할수록 에너지 해외 의존도가 높아지고 외화 유출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부도 LNG 발전 설비의 높은 해외 의존도를 우려해 오는 2030년까지 가스터빈 최대 15기를 국산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국내 업체의 기술이 떨어지는 데다 시장 공급도 포화상태라 국산화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두산중공업이 국산 가스터빈을 개발하고 있지만, 한국 공기업만 사용할 정도로 시장이 좁기 때문에 본격 투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온실가스 저감 떨어질 수도”

LNG 발전의 높은 해외 의존도뿐 아니라 온실가스 저감 능력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LNG도 탄소 등 오염물질을 배출하지만 석탄보다는 적다는 이유로 정부가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LNG 발전의 특성상 불완전 연소 과정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이 알려진 것보다 더 많다. 실제 감사원은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 수도권 노후 LNG 발전소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가동초기가 정상 때보다 약 2.3배 많다고 밝혔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데 정부 계획대로면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좋지 않을 때만 LNG 발전을 가동해 보완하는 방식으로 쓸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렇게 하면 불완전 연소가 늘어나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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