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왕자 부부의 영국 왕실에 대한 폭로 인터뷰가 군 장교 직위를 박탈당한 데 대한 ‘복수극’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군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해리 왕자가 왕실을 떠나며 장교 직위까지 회수당하자 인터뷰를 결심했다는 것이다.
"군 직위 유지 요청했지만 거절 당해 #왕실 결정 직후 윈프리 인터뷰 결정"
지난 3월 7일 해리 왕자와 부인인 메건 마클 왕자비는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왕실 내 인종차별 실태 등을 폭로했다. 이후 상당한 파문이 일면서 영국 왕실은 해명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그런데 20일(현지시간) 더선 등 영국 현지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인터뷰 전 해리 왕자 부부와 영국 왕실은 완전한 결별을 앞두고 막바지 조율을 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영국 왕실은 해리 왕자가 필립공으로부터 물려받은 왕립해병대 총지휘관 등 군 관련 명예 직책을 회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해리 왕자는 왕실에서 독립하더라도 장교 직위는 유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요청했다. 하지만 왕실은 군 직위가 해리 왕자의 TV 프로그램 등 홍보에 쓰일 수 있다며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이후 해리 왕자는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윈프리와 인터뷰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익명의 소식통은 더선에 “해리 왕자는 군 장교 직위를 박탈당해 매우 화가 났다”며 “해리 왕자에게 군 복무 경력은 매우 중요했다”고 말했다.
실제 해리 왕자의 군에 대한 애착은 유명하다. 그는 샌드허스트 육군사관학교를 2006년 졸업하고 2015년까지 10년간 영국 군대에서 복무했다. 복무 중엔 두 차례나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다. 왕족으로는 25년 만에 전쟁 지역에서 복무한 것이다. 한때 그는 왕족 최초로 장성에 오르고 싶다는 꿈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2월 19일 영국 왕실이 해리 왕자의 군 명예 직책을 회수한다고 밝힐 당시 스카이뉴스의 왕실특파원 리안논 밀스는 “해리 왕자에게 엄청난 타격”이라며 “해리 왕자는 조국을 위해 봉사한 경력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는 미국으로 이주해도 군 직위를 유지하며 영국 군대를 대표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