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평생 자숙하겠다”…검찰 “권력형 성범죄” 징역 7년 구형

중앙일보

입력 2021.06.21 10:50

업데이트 2021.06.21 14:14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1일 오전 9시45분 부산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송봉근 기자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1일 오전 9시45분 부산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송봉근 기자

“얼마 남지 않은 생 자숙하고 봉사하고 살겠다.”

직원 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남긴 최후 진술이다. 검찰은 이날 오 전 시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부산지법 형사 6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다리를 떠는 등 긴장한 모습으로 최후 진술을 했다. 최후 진술은 미리 종이에 적어와 떨리는 목소리로 한 자 한 자 읽어 내려갔다. 오 전 시장은 “지난 1년 3 개월 동안 매시간 반성하고 후회하며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며 “피고인인 제가 이 정도인데, 피해자는 얼마나 더 고통이 심하겠나. 피해자들이 상처를 회복하고 평온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뭐든지, 어떠한 일도 마다치 않겠다”며 사죄했다.

검찰은 징역 7년을 구형하면서 성폭력 프로그램 이수와 신상정보 공개, 아동·청소년 관련 시설·장애인 복지시설에 5년간 취업을 금지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해자 진술과 관련 증거 등을 종합해 보면 강제추행, 강제추행 미수, 강제추행치상, 무고 혐의가 인정된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피해자 두 명의 범죄가 유사해 일회성이나 충동적이라고 볼 수 없는 권력형 성범죄”라면서 “사퇴에 따른 시정 공백 1년에 이르고 보궐선거로 막대한 선거비용을 초래했으며 피해자는 그 충격으로 아직도 일상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오 전 시장 측은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오 전 시장 변호인은 “이 사건 범행은 소위 기습추행이다”며 “폭행과 협박이 수반되지 않고 기습적인 가벼운 외력 행사”라며 혐의 중 강제추행 치상죄를 강하게 부인했다.

피해자 “법정 최고형 선고해야”…엄중 처벌 탄원서 98개 제출 

앞서 피해자 측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이 오 전 시장에게 법정 최고형을 선고할 것을 촉구했다. 오 전 시장 구형을 앞두고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탄원서 98개가 제출된 상태다.

공대위는 “부산시정을 책임지며 성폭력 사건의 피해 복구와 가해자 처벌을 이끌어야 하는 시장이 직원들을 추행했다”며 “오거돈에게 최고형을 선고해 법의 엄중함을 알리고, 권력자들의 성폭력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오 전 시장이 합의를 시도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합의할 생각은 앞으로도 없다”고 못 박았다.

오 전 시장은 2018년 11월쯤 부산시청 직원 A씨를 강제추행하고 같은 해 12월 A씨를 또 추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지난해 4월 시장 집무실에서 직원 B씨를 추행하고, 이 직원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상해를 입게 한 혐의(강제추행치상)도 받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유튜브 방송 운영자들을 고소했지만, 무고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선고는 오는 29일 내려진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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