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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빨리 마르고 수정 간편한 아크릴 물감 상상을 현실로 그려내는 데 딱이죠

중앙일보

입력

빨리 마르고 수정 간편한 아크릴 물감 상상을 현실로 그려내는 데 딱이죠

강라임(왼쪽)·윤수연 학생기자가 미술공간을 찾아 아크릴 물감의 활용법을 알아보고 직접 아크릴화도 그려봤다.

강라임(왼쪽)·윤수연 학생기자가 미술공간을 찾아 아크릴 물감의 활용법을 알아보고 직접 아크릴화도 그려봤다.

그림 그리기는 나의 상상력을 화폭에 구현하는 재미가 있는 예술 활동이에요. 감수성을 기르기도 적합하고, 집중해서 스케치·채색을 하다 보면 마음이 안정되는 효과도 있죠. 그런데 붓질이 내 마음 같지 않아서 답답했던 기억, 다들 한 번쯤 있지 않나요? 수채화를 수정하다 보면 종이가 물에 불어서 울퉁불퉁해지기 일쑤고, 유화는 수정하려면 물감이 굳기를 기다리느라 2~3주가 소요되죠. 반면 아크릴 물감은 초보자도 다루기 쉬워요. 플라스틱의 일종인 아크릴 수지로 만든 물감인데, 수정이 쉬울뿐더러 건조도 빠르거든요. 응용 범위도 넓죠. 강라임·윤수연 학생기자가 아크릴 물감 활용법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서울시 동작구에 있는 '미술공간'을 찾았어요. 이승연 원장이 캔버스가 놓인 테이블 앞에서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이프를 활용해 채색한 아크릴화들. 나이프 아래쪽 면에 물감을 묻힌 후 위에서 누르며 밀어내듯 칠하면 입체적인 형태의 채색이 가능하다.

나이프를 활용해 채색한 아크릴화들. 나이프 아래쪽 면에 물감을 묻힌 후 위에서 누르며 밀어내듯 칠하면 입체적인 형태의 채색이 가능하다.

"아크릴화는 수채화·유화와 무엇이 다른가요?" 수연 학생기자가 실내 곳곳에 있는 아크릴화를 살펴보며 말했어요. "수채화는 물감(안료)을 물에 개거나 풀어서 그리는 그림을 말해요. 유화는 물감을 기름에 개어서 그리는 그림이죠.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는 아크릴화는 그 기원이 선사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수채화나 14~16세기 르네상스 전후로 보편화된 유화와는 달리 비교적 최근인 1960년대에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채색 기법이에요. 아크릴화는 물감에 물을 많이 섞으면 수채화처럼 맑은 표현이 가능하고, 적게 섞으면 유화 같은 질감으로 표현할 수도 있기 때문에 수채화와 유화의 중간에 있다고 말할 수 있어요."(이)

이승연 원장이 소중 학생기자단에 아크릴 물감과 붓을 다루는 법에 대해 설명했다. 아크릴 물감은 빨리 굳는 특성 때문에 쓸 만큼만 팔레트에 짜야 하고, 붓도 물감과 엉키기 전에 부지런히 세척해야 한다.

이승연 원장이 소중 학생기자단에 아크릴 물감과 붓을 다루는 법에 대해 설명했다. 아크릴 물감은 빨리 굳는 특성 때문에 쓸 만큼만 팔레트에 짜야 하고, 붓도 물감과 엉키기 전에 부지런히 세척해야 한다.

아크릴화는 장점이 많아요. 일단 물감을 칠하는 것과 동시에 마를 정도로 건조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두께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죠. 입체감을 주고 싶은 부분에 물감을 겹쳐 바르기만 하면 형태도 쉽게 고정돼요. 이 기법을 ‘웨트 온 드라이’(wet-on-dry·겹쳐 칠하기)라고 해요. 얇게 칠하기만 가능한 수채화나 건조하는 데만 2~3주가 걸려 겹쳐 바르려면 긴 작업 시간이 필요한 유화와는 구분되는 특징이죠. 미술공간에서 본 꽃과 컵케이크 아크릴화는 캔버스에 나이프로 물감을 두껍게 겹쳐 우둘투둘하게 바른 덕분에 실제 꽃·케이크 단면처럼 느껴졌답니다. 잘못 채색한 부분을 수정하기도 쉬워요. 물감이 마른 뒤 얇은 붓으로 수정이 필요한 부분을 슬쩍 덮어주면 돼요.

스케치 후 채색에 열중하는 소중 학생기자단. 아크릴 물감은 건조가 빠르기 때문에 채색이 잘못되더라도 쉽게 수정할 수 있다.

스케치 후 채색에 열중하는 소중 학생기자단. 아크릴 물감은 건조가 빠르기 때문에 채색이 잘못되더라도 쉽게 수정할 수 있다.

유명 화가들도 그 편리성 때문에 아크릴 물감으로 작품을 그리는 경우가 많아요. 수영장을 소재로 한 그림으로 잘 알려진 영국의 데이비드 호크니, 악동 같은 표정의 어린아이가 등장하는 그림으로 유명한 일본의 나라 요시토모, 활짝 웃는 꽃 그림(카이카이 키키)으로 친숙한 무라카미 다카시도 아크릴 물감을 즐겨 사용했죠. "요즘 신발이나 옷 리폼에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라임 학생기자가 말했어요. "맞아요. 빨리 굳는 성질과 강한 접착력을 이용한 거죠. 아크릴 물감은 온도·습도 변화에도 변색되거나 균열이 가지 않는 내구성이 매우 뛰어난 재료라서 신발이나 옷은 물론 돌·나무·플라스틱에도 바를 수 있어요. 화분·가구·유리잔에 발라서 장식할 수도 있죠."(이)

아크릴화는 채색 초반에 물감에 물을 적게 섞어 캔버스를 코팅하듯이 깨끗하게 칠한다. 면적이 넓은 부분이나 배경부터 큰 붓으로 채색하면 된다.

아크릴화는 채색 초반에 물감에 물을 적게 섞어 캔버스를 코팅하듯이 깨끗하게 칠한다. 면적이 넓은 부분이나 배경부터 큰 붓으로 채색하면 된다.

실제로 그려보면서 아크릴화의 매력에 대해 좀 더 알아볼까요? 라임·수연 학생기자는 취재에 앞서 아크릴 물감으로 그려보고 싶은 주제를 미리 정했어요. 수연 학생기자는 바닷가에서 바라본 노을이 진 하늘, 라임 학생기자는 인기 애니메이션 '미니언즈'의 주인공 미니언을 그릴 겁니다. 이 원장이 참고용으로 원본 이미지를 꺼내며 "왜 이 주제를 택했나요?" 물었어요. "집에서 아크릴화 관련 유튜브 영상을 봤는데 하늘이 예뻐 보였어요."(윤) "아크릴화는 처음이라 간단한 주제를 생각해봤어요. 미니언은 이등신이니까 그리기 쉬울 것 같았죠."(강) "하하, 맞아요. 저도 처음 아크릴화를 접한 친구들은 캐릭터 그리기를 권하는 편이에요. 채색을 겹쳐서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깔끔하게 칠할 수 있거든요."(이)

소중 학생기자단 앞에 아크릴용 팔레트와 물통, 다양한 크기의 붓이 놓였어요. 아크릴 물감은 한 번 굳으면 잘 안 지워지기 때문에 옷을 보호할 앞치마 착용은 필수죠. 또 굳은 물감을 뜯어내기 쉬운 전용 팔레트를 사용하는 게 좋아요. 용기에 두꺼운 종이나 천을 깔고 물을 좀 적셔서 일회용 팔레트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붓에 아크릴 물감을 묻힌 채로 방치하면 그대로 굳어버리기 때문에 물통에 물을 가득 채워 수시로 붓을 빨아줘야 해요.

채색에 사용할 물감을 고르는 소중 학생기자단. 아크릴 물감은 물을 섞는 양에 따라 수채화의 맑은 느낌과 유화의 거친 질감까지 모두 표현할 수 있다.

채색에 사용할 물감을 고르는 소중 학생기자단. 아크릴 물감은 물을 섞는 양에 따라 수채화의 맑은 느낌과 유화의 거친 질감까지 모두 표현할 수 있다.

"일단 스케치를 대략 한 다음에 채색할 거예요. 원본 이미지를 보면서 캔버스에 선을 그려보세요. 스케치가 어려우면 먹지로 원본 이미지의 선을 따서 해도 돼요. 너무 똑같이 그리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채색하면서 충분히 고칠 수 있어요."(이) 연필을 손에 쥐고 신중하게 구현하고 싶은 형태를 쓱쓱 그려나가는 소중 학생기자단. 수연 학생기자는 하늘과 바다의 경계를 가를 기다란 곡선을 캔버스 정중앙에 그렸어요. 라임 학생기자는 안경을 쓴 미니언의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자세하게 화폭에 옮겼죠. 어느새 대략적인 형태가 캔버스에 자리 잡았습니다. "어머, 잘했네요. 이 정도면 제가 수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스케치가 끝났으니 그림에 사용할 물감 색깔을 골라봅시다." 이 원장이 소중 학생기자단을 아크릴 물감이 색깔별로 놓인 진열대로 데려갔어요. 수연 학생기자는 노을과 바다를 표현하기 위해 분홍색·노란색·푸른색 물감을 골랐어요. 여기에 흰색을 섞어 색의 밝기를 조절할 거예요. 라임 학생기자는 푸른색 배경에 서서 바나나를 들고 있는 노란 미니언에 맞춰 푸른색과 노란색을 골랐죠.

본격적인 채색을 시작하기 전에 붓의 사용법과 물감으로 원하는 색깔을 만드는 법을 알아야 해요. "물통에 '풍덩' 담갔던 붓은 휴지로 물기를 최대한 제거하고, 팔레트에 짜놓은 물감을 묻혀 캔버스에 칠하세요. 바탕이나 면적이 넓은 부분을 큰 붓으로 먼저 채색하는 게 좋아요. 사용을 마친 붓은 물감이 굳어서 엉키기 전에 물통에 넣어 세척해 주세요. 또 아크릴 물감은 빨리 굳기 때문에 팔레트에 한 번에 많은 양을 짜지 말고, 쓸 양을 계산해서 적당히 짜야 해요."(이)

 윤수연 학생기자가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노을이 지는 바닷가의 풍경.

윤수연 학생기자가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노을이 지는 바닷가의 풍경.

수연 학생기자는 살구색이 도는 하늘을 먼저 채색하기로 했어요. 분홍색과 흰색을 섞어 살구색을 만들어서 캔버스의 윗부분을 칠해나가는 손길이 제법 능숙합니다. 이 원장의 설명처럼 붓질이 끝나자마자 물감이 거의 다 건조됐죠. 붓을 물통에 담가 부지런히 헹군 뒤 다음 색깔을 칠할 준비를 합니다. "와, 붓질에 힘이 있네요. 아크릴 물감으로 채색한 하늘이 마치 인상파 그림 같아요. 그림을 따로 배운 적 있나요?"(이) "미술학원을 1년 정도 다녔어요."(윤) 이 원장의 말에 자신감을 얻은 수연 학생기자가 바다를 칠하기 위해 파란색과 초록색을 섞기 시작했어요. 원하는 색이 나올 때까지 물감을 이리저리 조합하는 것도 그림 그리기의 재미 중 하나죠. "바다 표면에 햇볕이 반사되는 부분을 색을 써서 강조하면 더 생생하게 느껴질 거에요. 가까이에서 보면 점 같지만, 멀리서 보면 회화적으로 보일 겁니다." 이 원장이 수연 학생기자가 그린 화폭 위 푸른 파도에 붓으로 흰색 점을 찍어주며 말했어요.

강라임 학생기자가 그린 인기 애니메이션 ‘미니언즈’의 주인공 미니언.

강라임 학생기자가 그린 인기 애니메이션 ‘미니언즈’의 주인공 미니언.

반대편에 앉은 라임 학생기자도 미니언 채색에 한창이에요. "초반에는 캔버스를 코팅하듯이 큰 붓으로 깨끗하게 칠하고, 디테일을 더할 때는 작은 붓을 사용하세요. 미니언의 얼굴과 몸통은 계란 노른자색으로 칠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미니언이 든 바나나의 가장자리는 연둣빛으로 명암처리를 하면 더 생생하게 느껴질 거예요." 이 원장의 말에 따라 채색에 집중하는 라임 학생기자. 오드아이를 표현하기 위해 오른쪽 눈은 녹색, 왼쪽 눈은 오렌지색으로 칠하자 우리가 알고 있는 미니언의 모습이 캔버스에 나타났어요. "재미있어요. 수정도 쉬워서 수채화처럼 종이가 물에 불지도 않으니 편하네요."(강) 라임 학생기자의 미니언이 형태를 갖춰가는 사이 수연 학생기자가 그린 바닷가의 풍경 그림도 완성됐어요. 노을이 지는 하늘과 모래사장을 오가는 파도가 그럴듯하게 구현됐네요. "와, 정말 잘했어요. 이렇게 아크릴화에 익숙해지면 나중에는 고흐 '별이 빛나는 밤에'처럼 어려워 보이는 명화도 쉽게 따라 그릴 수 있어요. 채색이 끝난 아크릴화는 직사광선을 피해 보관하면 돼요."(이)

아크릴화에 생전 처음 도전한 소중 학생기자단. 이승연(가운데)원장의 지도 아래 약 1시간 만에 작품을 완성했다.

아크릴화에 생전 처음 도전한 소중 학생기자단. 이승연(가운데)원장의 지도 아래 약 1시간 만에 작품을 완성했다.

소중 학생기자단의 아크릴화 체험기는 이렇게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그리기도 쉽고 응용할 방법도 많은 아크릴화, 이번 주말에 한 번 도전해보는 건 어때요? 여러분의 머릿속에 있던 이미지들이 캔버스에 멋지게 구현될 거에요.

글=성선해 기자 sung.sunhae@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강라임(경기도 매송초 4)·윤수연(경기도 안곡중 1) 학생기자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처음에는 아크릴화 그리기가 조금 생소했는데 배우다 보니 친숙하고 재미있었어요. 특히 제가 원하는 주제를 그릴 수 있어서 좋았죠. 제가 그린 미니언 그림을 보니 뿌듯했습니다. 아크릴화를 접하고, 그에 대해 배우는 과정이 신나고 즐거웠어요. 제가 좋아하는 '카이카이 키키' 일러스트가 아크릴 물감으로 그렸단 것도 처음 알았고요. 간단하지만 누구나 쉽게 그릴 수 있는 아크릴화를 여러분에게도 추천하고 싶어요.
강라임(경기도 매송초 4) 학생기자

평소 저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서 유화·수채화 등을 접해봤어요. 아크릴화는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취재를 통해 알게 됐죠. 처음에는 일반 물감과 다를 바가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사용해보니 색달랐어요. 건조 시간이 짧아서 덧발라서 수정하더라고요. 또 아크릴화는 물을 많이 섞으면 수채화 느낌, 덧칠하면 유화 느낌을 낼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에요. 이번 취재를 통해 아크릴화에 관심이 커졌어요. 집에서도 간단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윤수연(경기도 안곡중 1)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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