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 나비 이어 고니도 퇴출 “새 태풍 이름 구합니다”

중앙일보

입력 2021.06.20 11:44

지난해 11월 태풍 고니로 인해 필리핀의 한 마을이 홍수로 물에 잠기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11월 태풍 고니로 인해 필리핀의 한 마을이 홍수로 물에 잠기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필리핀에 엄청난 피해를 준 태풍 ‘고니(GONI)’의 이름이 퇴출당하면서, 기상청이 새 태풍 이름을 짓기 위한 공모에 나섰다.

기상청은 21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 ‘우리말 태풍 이름 대국민 공모전’을 개최한다. 이번 공모전은 세계기상기구(WMO) 태풍위원회에서 사용하고 있는 140개의 태풍 이름 중, 지난해 필리핀을 관통해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낸 ‘고니(GONI)’를 대체할 태풍 이름을 위해 마련됐다.

태풍은 다른 기상 현상과 달리 이름을 붙인다. 같은 지역에 여러 개 태풍이 동시에 생길 수 있어 서로 혼동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나비 등 막대한 피해 준 태풍, 이름 퇴출돼

태풍 `나비`의 영향으로 강풍을 동반한 장대비가 쏟아진 부산시 동구 수정동에서 시민들이 우산으로 비바람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앙포토

태풍 `나비`의 영향으로 강풍을 동반한 장대비가 쏟아진 부산시 동구 수정동에서 시민들이 우산으로 비바람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앙포토

1999년까지는 미국에서 정한 이름으로 여성 또는 남성 이름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2000년부터는 태풍위원회 14개 회원국에서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의 이름을 차례대로 사용하며 140개를 모두 사용하고 나면 1번부터 다시 사용한다.

태풍위원회 회원국에는 북한도 포함돼 있어 한글로 된 태풍 이름은 총 20개다. 한국의 경우, 태풍 이름은 특정 지역이나 단체와 연관되지 않기 위해서 발음이 편리한 동·식물 이름으로 주로 사용하고 있다.

태풍위원회 회원국은 140개의 태풍 이름 중 막대한 피해를 준 태풍에 대해 해당 이름의 퇴출을 요청할 수 있다. ‘고니(GONI)’는 지난해 필리핀을 관통해 25명의 사망자와 400여 명의 부상자, 4000억 원의 재산피해를 초래했고, 올해 2월 제53차 총회에서 퇴출이 결정됐다. 올해 삭제가 결정된 태풍 이름은 고니를 포함해 린파(LINFA)와몰라베(MOLAVE), 봉퐁(VONGFONG), 밤꼬(VAMCO) 등 총 5개다.

앞서 한국이 제출한 수달·나비, 북한이 제출한 봉선화·매미·소나무·무지개도 막대한 피해를 줬다는 이유로 퇴출당했고, 이후 공모를 통해 미리내, 독수리 등 새 우리말 이름으로 바꿨다.

공모 거쳐 후보 이름 3개 태풍위원회 제출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바라본 태풍 노루. NASA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바라본 태풍 노루. NASA

고니(GONI)를 대체할 태풍 이름은 내년 2월 말에 열리는 ‘제54차 태풍위원회 총회’에서 확정된다. 기상청은 태풍위원회 총회에 제출할 이름을 공모전을 통해 국민의 의견을 담아 선정할 계획이다.

태풍 이름 공모전은 15일간 기상청 누리집을 통해 제출할 수 있으며, 최종 5개의 이름을 선정할 예정이다. 기상청은 회원국이 의미나 발음상 사용하기가 부적절해 거부할 경우를 대비해, 선정된 이름 중 3개의 후보 이름을 태풍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 중 1개의 이름이 최종 결정돼 내년부터 사용된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이번 태풍 이름 공모는 태풍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국민이 직접 만드는 태풍 이름’이라는 공감대를 조성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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