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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올림픽때 뒤집은 가리왕산…"복원엔 10년, 복구비 수백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가 열렸던 강원도 정선군 가리왕산 일대 알파인 스키 경기장을 숲으로 복원하는데 10년 이상 걸릴 전망이다.

강원도 정선 알파인경기장이 들어선 가리왕산 알파인 스키 경기장 모습. 연합뉴스

강원도 정선 알파인경기장이 들어선 가리왕산 알파인 스키 경기장 모습. 연합뉴스

가리왕산 곤돌라는 3년간 운영 

19일 산림청에 따르면 가리왕산 일대 스키 경기장과 주변 82ha를 숲으로 원상 복원한다. 정상까지 설치된 곤돌라(소형 케이블카)는 내년부터 3년간 운영한 뒤 추후 철거 여부가 결정된다. 그동안 산림복구를 주장한 환경 단체와 올림픽 유산 존치를 바란 지역 주민 의견을 절충한 결과다.

산림청, 복원 계획 본격 논의

지역 주민과 환경 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한 협의회는 지난 4월 산림 원상 복원과 함께 총 길이 3.5㎞가 되는 곤돌라는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2024년 말까지 한시 운영키로 합의했다.

산림청은 “이후 곤돌라 시설의 유지 여부는 정부가 검토해 전면 복원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현재 방치된 곤돌라는 정선군에서 올해 말까지 시설을 점검한 뒤 내년 5월쯤 정식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곤돌라 운영에 필요한 편의시설은 복원에 지장을 주지 않는 최소 범위에서만 설치하기로 했다.

정선알파인경기장 철거반대 범군민 투쟁위원회가 강원 정선군 가리왕산 알파인경기장 입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1주년 기념식 저지 상여 투쟁 출정식을 벌이고 있다. 뉴스1

정선알파인경기장 철거반대 범군민 투쟁위원회가 강원 정선군 가리왕산 알파인경기장 입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1주년 기념식 저지 상여 투쟁 출정식을 벌이고 있다. 뉴스1

가리왕산 복원 계획은 강원도를 중심으로 수립한다. 올해 안에 전문가·시민 단체와 함께 계획을 만든 다음 산림청 중앙산지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친다. 이어 내년에 실시설계에 착수한다. 이어 2023년부터 구조물 철거 작업 등에 나선다. 이곳에 심을 나무의 종자를 채취해 묘목을 키우는 작업도 함께 한다.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 회복 목표" 

산림청은 이곳에 전나무·신갈나무·사스레피나무 등을 심을 계획이다. 산림청 산림환경보호과 김명관 과장은 “스키장을 만들기 이전 산림 상태로 복원하고 물길을 내는 등 지형도 원형을 복원하는 게 목표”라며 “묘목을 키우고 심어 자연 상태가 되려면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단순 산림 복원뿐 아니라 희귀 식물까지 자생하는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으로 회복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노랑무늬붓꽃·한계령풀·금강제비꽃·도깨비부채 등 희귀식물 자생지였던 가리왕산은 정부가 2008년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정선 가리왕산 알파인경기장 모습. 연합뉴스

정선 가리왕산 알파인경기장 모습. 연합뉴스

산림청 등에 따르면 기본계획이 수립되지 않아 복구비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수백억원을 들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스키장 건설에 2000여억원이 투입됐다.

가리왕산 알파인 경기장은 산림청이 2014년 사후 생태복원을 조건으로 강원도에 국유림 101ha(1.01㎢)를 무상으로 빌려주면서 조성됐다.

임대 기간은 2018년 12월 31일로 끝났다. 올림픽이 끝난 뒤 복원하기로 했으나, 강원도 등이 곤돌라 존치 등을 주장하면서 복원 결정이 미뤄졌다. 곤돌라 시설이 올림픽 유산이어서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게 강원도와 정선군 등의 주장이었다. 이번에 복원 계획이 결정됐지만 환경단체 등은 곤돌라 시설 존치 등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평창=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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