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참사 수사 어려워졌다"···5·18단체 전 회장 도피, 경찰 한탄

중앙일보

입력 2021.06.16 11:20

업데이트 2021.06.16 11:27

지난 10일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재건축 건물 붕괴 사고 현장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 등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10일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재건축 건물 붕괴 사고 현장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 등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입건 전날 미국행…"수사망 좁혀오자 도피"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17일 "수사 시작 직전 해외로 도피한 문흥식 전 5·18 구속부상자회 회장이 지난 13일 출국 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는지 등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조만간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인터폴 등 국제 범죄 수사 기관과 공조해 강제 송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흥식 전 회장, 재개발사업 관여
광주경찰청 "수사 직전 해외 도피"

경찰에 따르면 문 전 회장은 지난 9일 사상자 17명이 발생한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 사업의 철거업체 선정 과정에서 불법 행위와 재하도급에 관여한 혐의다. 경찰은 문 전 회장이 업체 선정 비리에 개입한 정황이 있다고 보고 지난 14일 업무상 배임과 뇌물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15일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붕괴 사고 현장을 찾은 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를 방문해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사고 관련 모든 불법 행위를 밝혀내 책임자를 구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15일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붕괴 사고 현장을 찾은 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를 방문해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사고 관련 모든 불법 행위를 밝혀내 책임자를 구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폭 출신? 문 전 회장, 강하게 부인 

경찰은 같은 날 기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한 7명 외에 문 전 회장을 포함한 주택재개발 조합 관계자 7명을 업무상 배임과 뇌물 등 혐의를 적용해 추가로 입건했다. 현 조합장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경찰은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출국 금지 신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문 전 회장이 하루 전날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5·18 구속부상자회장이 조폭 출신인데 업체 선정 비리에 연루됐다'는 얘기가 도니 본인이 압박을 받고 도망간 것 같다. 수사가 어려워졌다"고 했다.

문 전 회장은 학동을 주 무대로 활동하면서 재개발사업 등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그가 조직폭력배 출신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문 전 회장은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앞서 “주택재개발 조합에 조폭 출신 인사가 개입했다”는 소문이 흘러나오자 확인 작업에 착수했었다.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사고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인 노형욱 국토교통부장관이 15일 오전 광주 동구청에서 사고 대응 방향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사고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인 노형욱 국토교통부장관이 15일 오전 광주 동구청에서 사고 대응 방향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아내 앞세워 업체 선정 관여 가능성" 

2007년 재개발·재건축 대행업 회사를 설립했고, 현재는 아내가 대표인 것으로 파악됐다. 아내 명의를 앞세워 시공사와 철거업체 등 선정 과정에 관여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문 전 회장은 2018년 현재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장이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당선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문 전 회장은 최근 단체 내 임시총회에서 해임안이 의결된 상태다.

앞서 경찰은 지난 15일 철거업체 관계자 2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 중 한 명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과 일반 건축물 철거계약을 맺은 한솔기업의 현장관리인이며, 한 명은 재하도급 철거업체인 백솔건설의 대표이자 이날 건물을 철거한 굴착기 기사다.

광주광역시=김준희·진창일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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