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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리' 이동경 찔러주고, '달리기' 이동준 끝냈다

중앙일보

입력

올림픽축구대표팀 이동준이 15일 가나와 평가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리고 있다. [연합뉴스]

올림픽축구대표팀 이동준이 15일 가나와 평가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리고 있다. [연합뉴스]

도쿄 올림픽 마지막 시험 무대. ‘도쿄 리’ 이동경이 찔러주고, ‘달리기’ 이동준(이상 24·울산 현대)이 마무리했다.

올림픽축구팀 가나전 2-1승 # 김학범호 핵심 공격 듀오 결승골 # 정우영, 이강인도 눈도장 받아 # 30일 도쿄행 최종 엔트리 발표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24세 이하)은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 2차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했다. 1-1로 맞선 후반 20분 이동경이 침투 패스를 넣어줬다. 수비 뒷공간을 빠르게 침투한 이동준이 볼을 받은 뒤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후반전에 교체 투입 된 두 선수가 결승골을 합작했다.

이름 앞 두글자가 같은 이동준과 이동경은 올 시즌 K리그1 울산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이동경 별명은 ‘도쿄 리’다. 이름이 올림픽 개최지 도쿄의 한자 독음 ‘동경’과 같아서다. 엄청난 스피드를 지닌 이동준은 동료들 사이에서 ‘달리기’라 불린다.

가나전은 30일 도쿄올림픽 최종 엔트리(18명) 발표를 앞두고 치른 마지막 실전이었다. 12일 치른 1차 평가전(3-1승)과 비교하면, 이날 선발명단(11명) 모두 바뀌었다. 김학범(61) 감독은 벤치 대신 기자석에 앉아 ‘매의 눈’으로 지켜봤다. 쉼없이 메모하며 좀 더 높은 곳에서 선수들을 면밀히 관찰했다.

0-0으로 맞선 전반 42분, 오세훈(22·김천)이 수비를 등지고 내준 패스를 조영욱(22·서울)이 왼발슛으로 연결했다. 골포스트 맞고 나온 공을 정우영(22·프라이부르크)이 왼발로 정확히 차 넣었다. 정우영은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4골을 터트린 선수다.

가나전에서 돌파를 시도하는 이강인(가운데). [뉴스1]

가나전에서 돌파를 시도하는 이강인(가운데). [뉴스1]

62분간 뛴 이강인(20·발렌시아)도 올림픽팀 데뷔전을 무난하게 마쳤다.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을 이끈 이강인은 그간 A대표팀으로 ‘월반’해 뛰어왔다. 이날 김학범호 첫 출전이었지만, 킥 만큼은 클래스가 달랐다. 전반 45분 비록 골키퍼에 막혔으나 프리킥 궤적은 아름다웠다. 왼발잡이면서도 후반 16분 날카로운 오른발 중거리슛도 선보였다.

아무래도 올림픽팀에서 첫 실전이다보니, 전반 초반 호흡이 잘 안 맞는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올림픽 본선에서는 ‘오프 더 볼(공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의 효과적인 움직임과 정확한 슈팅이 필요하다.

‘김학범호’에서 가장 치열한 포지션은 4-2-3-1 포메이션을 기준으로 2선 공격수 자리다. 가나와 1차 평가전에서 김진규(24·부산)가 빛났고, 이날은 측면 공격수 이동준과 정우영, 공격형 미드필더 이강인과 이동경이 어필했다.

중앙 미드필더 중에서는 김동현(강원)은 좌우로 벌려주는 패스가 좋았다. 전반만 뛴 백승호(24·전북)는 경기 초반 위력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어필했다.

후반 6분 실점 장면은 아쉬움을 남겼다. 역습 방어 상황에서 골키퍼 안준수(23·부산)가 볼 처리를 머뭇거리는 사이 공을 따낸 오스만부카리의 크로스를 받은 조셉 반스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김 감독은 후반 중반 이후 이승우(23·포르티모넨세)와 이동경을 투입해 점검을 했다.

경기 후 이강인에 대한 질문을 받은 김 감독은 “선수 개인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힘든 상황이었고, 몸이 무거웠다. 이겨내야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걸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팀은 22일부터 파주에서 2차 훈련을 갖는다. 그에 앞서 16일에 참가 선수 명단을 공개한다. 와일드 카드(25세 이상, 3명)을 포함한 최종 엔트리 18명은 30일에 발표한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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