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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보릿고개에, 자동차 생산 9개월만에 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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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중고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AJ셀카에 따르면 5월 중고차 시세는 전월 대비 6% 넘게 올랐다. 13일 서울 성동구 장안평 중고차 매매시장 모습. [뉴스1]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중고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AJ셀카에 따르면 5월 중고차 시세는 전월 대비 6% 넘게 올랐다. 13일 서울 성동구 장안평 중고차 매매시장 모습. [뉴스1]

차량용 반도체 부족 영향으로 지난달 자동차 생산이 지난해 수준으로 돌아갔다. 반도체 부족 문제는 이번 달부터 다소 풀릴 전망이지만, 완전한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5월 25만6272대, 증가세 급제동 #수출용 57.5% 급증, 내수 10% 감소 #반도체 수급난 최악 고비는 넘겨 #신차 지연에 중고차값 6% 뛰어

13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자동차 생산은 25만6272대로 전년 동월 대비 10.9%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생산 차질을 빚었던 지난해보다는 다소 늘었지만, 지난해 8월(23만3357대)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자동차 생산은 세계적 경기 회복에 힘입어 3월(33만3848대)과 4월(32만3644대) 두 달 연속 30만 대를 넘겼다. 하지만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여파에 지난달 20만 대 중반으로 다시 떨어졌다.

5월 자동차 총생산 중 수출용 차량(15만894대)은 전년보다 57.5% 급증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지난해 5월 자동차 수출(9만5400대)이 전년보다 57.6% 급감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상회복 수준이다. 2019년 5월(22만6096대) 수준에도 훨씬 못 미친다. 내수용 차량 생산은 지난달(15만1699대) 전년 대비 10.1%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영향으로 국내 자동차 업체가 차질을 빚은 생산 물량은 지난달에만 약 2만5000대가량”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단기적으로 최악의 고비는 넘겼다고 본다.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이 최근 생산량을 예년 수준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실제 반도체 부족으로 가장 큰 생산 차질 겪은 한국GM 부평·창원 공장은 이번 달부터 가동률을 50%에서 100%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완전한 회복은 올 연말까지도 힘들다는 분석이 많다. 반도체 부족 불안에 물량을 더 확보하려는 업체의 가수요가 붙은 데다 반도체 공급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반도체 산업 특성상 수요가 늘어도 실제 생산량이 이를 맞추려면 6개월가량 걸리기 때문에 공급 부족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부족으로 신차 출시가 늦어지면서 중고차 가격도 올랐다.

중고차 거래 전문업체 AJ셀카 따르면 지난달 중고차 시세는 전월 대비 평균 6.1% 이상 상승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중고차 가격이 오른 만큼 자동차 업체들이 기본 옵션을 줄이거나 원래 해줬던 할인을 폐지하면서 실질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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