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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돌아왔나" 묻자 프랑스 마크롱 "그렇지, 분명하고말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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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정상들이 12일 영국 콘월 해변가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AFP=연합뉴스]

G7 정상들이 12일 영국 콘월 해변가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AFP=연합뉴스]

영국 콘월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13일 정상들이 발표하는 공동 선언문에 중국을 겨냥한 문구가 담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G7 정상회의 공동선언문 처음으로 '중국' 조준하나

G7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에 중국의 위협에 대한 우려를 명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2013년 이후 처음이다.

미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12일(현지시간) 전화 브리핑에서 "올해 놀라운 것은 공동 접근에 대한 매우 강력하고 공유된 기반"이라며 "공동선언문의 세부 사항에 대해 앞서가고 싶지 않지만, 적어도 의견 수렴이 된 몇몇 분야에 대해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세계 경제에 해롭고 왜곡을 초래하는 중국의 비시장적 경제 관행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위 당국자는 "정상들이 신장 지역을 포함해 중국의 인권 유린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기로 했다"면서 "단순히 목소리를 내는 게 아니라 조치를 취하고, 신장을 포함해 공급망에서 강제 노동을 강요하는 데 대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위 당국자는 "3년 전인 2018년 공동선언문은 북한과 러시아는 별도로 단락이 있었지만 중국은 명시적으로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면서 "당시만 해도 중국에 관한 어떠한 합의를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올해는 정상들간 공동 접근에 대해 매우 강력한 토대가 마련됐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G7 정상회의는 2015년, 2016년, 2018년 공동선언문에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의 상황’ 또는 ‘긴장’이라는 표현으로 중국의 공격성에 대한 우려를 우회적으로 나타낸 적은 있다.

하지만 중국을 직접 적시한 적은 없다. 2017년과 2019년는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의 상황’이란 표현마저 빠졌다.

2020년 G7 정상회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열리지 않았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0일 공동선언문 초안을 입수했다면서 "정상들은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새롭고 투명한 조사를 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공동선언문에 중국을 겨냥한 문구가 들어가면 미국으로서는 중국에 대한 포위망을 구축하고 다자외교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어느 정도 관철시켰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지난 9일 영국을 향해 출발하면서 "동맹을 강화하고, 미국과 유럽이 끈끈하다는 것을 중국과 러시아에게 보여주는 것"이 유럽 순방 목표라고 말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12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때 기자들로부터 "미국이 돌아왔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에게 물어보라"며 대답을 마크롱 대통령에게 넘겼다. 그러자 마크롱 대통령은 "그렇다. 분명하고말고.(Yeah. Definitely)"라고 답했다. 기자가 같은 질문을 또 묻자 마크롱 대통령은 똑같이 "분명하지(Definitely)"라고 답했다.

하지만 바이든 외교 전략에 숙제는 남아 있다. G7 국가들은 중국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해 대체로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에 있어서는 이견을 보였다고 뉴욕타임스, AP통신 등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저개발국 개발 금융·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인 '일대일로'를 견제하기 위해 '더 나은 세계 재건(Build Back Better World·B3W) 계획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영국, 캐나다, 프랑스는 긍정적으로, 독일, 이탈리아, 일본, 유럽연합(EU) 등은 중국과의 교역 관계를 앞세워 동참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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