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회담 앞두고…바이든 "그는 살인자" 푸틴 "수십번도 더 들은말"

중앙일보

입력 2021.06.13 10:40

업데이트 2021.06.13 11:15

2011년 3월 10일 당시 부통령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 만났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대통령으로 미러 정상회담을 갖는다. [AP=연합뉴스]

2011년 3월 10일 당시 부통령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 만났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대통령으로 미러 정상회담을 갖는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푸틴 대통령은 먼저 오는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회담에 앞서 미 NBC방송과 인터뷰를 하며 그간 제기된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11일 일부 소개된 인터뷰 내용에서 그는 지난해 말부터 잇따랐던 미 정부 기관·기업에 대한 해킹 공격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러시아가 이란에 위성 기술을 넘겨줄 준비를 하고 있다는 워싱턴포스트(WP)의 전날 보도에 대해서도 "말도 안 되는 쓰레기, 가짜 뉴스"라며 격하게 비난했다.
그러다 인터뷰를 진행한 기자로부터 "당신은 살인자냐"는 질문이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3월 ABC방송 인터뷰에서 "푸틴을 살인자라고 믿는다"고 말한 것에 대한 반응을 물은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웃으면서 "그런 비난을 수십 번 들었다"며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재임 동안 온갖 이유로 공격을 받았고 그에 익숙해졌는데, 어느 것도 자신을 놀라게 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미·러 양국의 관계에 대해선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으로 악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 측은 미·러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12일 백악관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러시아 대표단과 회담 형식을 마무리하기 위해 여전히 논의하고 있지만 몇 가지 세부사항은 확정했다면서 회담 후 단독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담에서 나온 주제를 '자유 언론'과 명확하게 소통학 위해선 단독 회견이 적절한 형태"라는 설명이다. 언론 환경이 자유롭지 않은 러시아와는 공동 기자회견이 필요 없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궁 대변인은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푸틴 대통령도 정상회담 뒤 독자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영국에서도 단독 회견을 했던 것을 언급하며, "아마 이것이 미국 대통령의 관례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20년 이상 러시아에서 집권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등 4명의 미국 대통령을 만나 정상회담을 했다. 이번 조 바이든 대통령이 5번째다. [AFP=연합뉴스]

20년 이상 러시아에서 집권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등 4명의 미국 대통령을 만나 정상회담을 했다. 이번 조 바이든 대통령이 5번째다. [AF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 회담을 하면서도 공동 기자회견을 피한 것은, 푸틴 대통령에게 휘둘렸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018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회담 뒤 기자회견을 한 뒤 날카로운 비난이 쏟아졌던 점을 지적했다. 당시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푸틴 대통령의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들였는데,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내가 기억하는 한 미국 대통령의 가장 치욕스러운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2013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때 푸틴 대통령과 여러 차례 만나면서 러시아 인권에 면죄부를 줬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미·러 정상회담이 열리는 제네바는 냉전의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 로널드 레이건-미하일 고르바초프 간의 1985년 미·소 정상회담이 열린 곳이다. 하지만 양국간 민감한 현안이 많은 상황에서 이뤄지는 이번 회담에선 돌파구가 마련되긴 힘들 것이라고 NBC 뉴스는 전망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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