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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수도권 중학교 등교확대…절반 넘는 과밀학급 어쩌나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10월 19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초등학교 앞이 등교하는 학생과 배웅 나온 학부모 등으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19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초등학교 앞이 등교하는 학생과 배웅 나온 학부모 등으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 주부터 수도권 중학교의 등교가 확대된다. 하지만 수도권 학급의 절반 이상이 학생 수가 많은 과밀학급이어서 방역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오는 14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 학교 내 밀집도 기준이 전교생의 3분의 1(고등학교는 3분의 2)에서 3분의 2로 완화된다. 지난 2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기초학력 미달이 역대 최대로 늘었다며 등교수업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도권 등교 늘듯…지방은 조기 전면등교

지난 7일 오전 전남 화순의 한 초등학교에서 5학년 학생들이 교실수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7일 오전 전남 화순의 한 초등학교에서 5학년 학생들이 교실수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등교 확대는 수도권 등교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거리두기 2단계 이상인 지역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대구·제주지만, 대구와 제주는 이미 전면 등교를 시행하고 있다. 수도권은 다른 지역보다 확진자 수 증가가 많아 등교 수업에 제한을 받고 있다.

수도권 학교 중 특히 중학교 등교가 늘어날 전망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의 등교율은 각각 67.7%, 67.2%로 이미 3분의 2를 넘는다. 반면 중학교 등교율은 48.3%에 그친다. 80.9%인 비수도권 중학교 등교율보다 훨씬 낮다.

비수도권 지역은 더 빠르게 문을 열고 있다. 지난 9일 충북도교육청은 오는 21일부터 도내 모든 초·중·고교생이 전면 등교한다고 밝혔다. 충북의 전면 등교 발표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5번째다. 대구는 지난해, 세종은 올 1학기부터 전면 등교를 시행했다. 전남은 지난 6일 전면 등교했고, 강원은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한다.

수도권 학급 절반 이상 과밀학급 

지난 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 모습. 연합뉴스

지난 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 모습. 연합뉴스

학교 방역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계에서는 학급당 학생 수가 지나치게 많은 과밀학급 문제를 지적한다. 교실 내 거리두기가 어려워 교내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첫 확진자가 나온 뒤 11일 현재까지 37명의 학생이 감염된 서울 강북구 고교처럼 대규모 감염 가능성도 남아있다.

과밀학급 문제는 특히 수도권이 심각하다.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이 교육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 학급 10만3188개 중 절반이 넘는(55.9%) 5만7675개가 과밀학급으로 파악됐다. 경기도는 전체 학급의 71.5%가 과밀학급이었다.

올해 초 교육부는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기간제교사 2000여명을 채용해 배치했지만, 분반 수업에 투입된 교사는 229명에 그쳤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 교사 남모(36) 씨는 "학생이 30명이 넘으면 쉬는 시간이나 식사 때 통제하기 어렵다"며 "교사가 추가 투입돼도 공간이 없어서 반을 나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과밀학급, 등교·원격수업 병행 불가피할듯

서울시가 기숙학교 19곳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도입 시범 사업을 실시하는 가운데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로봇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자가 검사를 하고 있다. 이날 자가 검사는 기숙사 생활을 하는 고2, 고3학년 9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울시가 기숙학교 19곳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도입 시범 사업을 실시하는 가운데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로봇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자가 검사를 하고 있다. 이날 자가 검사는 기숙사 생활을 하는 고2, 고3학년 9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사진공동취재단]

교육 당국은 학교 내에서 무증상자를 빠르게 찾아내는 대책에 집중하고 있다. 전날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등교 확대 대비 학교방역 안전망 구축 방안'은 이동식 PCR(유전자 증폭) 검사와 자가검사키트를 학교에서 시행하고, 서울대가 도입한 신속 진단 검사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교육계에 따르면 앞서 초중고등학교교장총연합회는 교육부에 일주일에 하루는 원격수업을 하는 혼합 등교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일각에선 오전·오후반 도입을 거론하고 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지난해에도 오전·오후반 도입을 검토했지만, 학부모의 반대가 크고 학사 일정에 혼란이 많아서 흐지부지됐다"며 "어느 정도 등교와 원격수업을 섞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교사가 등교 확대를 바라고 있지만, 확진자가 더 줄기 전까지 수도권 전면 등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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