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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공정·능력 강조 "공직후보 자격시험, 대변인 경쟁선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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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선출된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는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부터 '공정'과 ‘능력주의’를 강조하는 등 당 운영과 관련된 자신의 색깔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이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제가 가장 먼저 추진할 변화는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의 구체적 설계와 토론배틀·연설대전 등을 통한 대변인단의 공개경쟁선발”이라고 선언했다. 앞서 이 대표는 선거기간 중 “내년 지방선거부터 우리 당이 공천하는 모든 공직선거 후보자에게 국가직무능력표준 NCS와 유사한 최소한의 자격시험을 보게 할 것”이란 공약을 내세웠는데, 이를 실현하겠다는 의미다. 연설에서 이 대표는 “우리 당은 앞으로 정치하고 싶은 사람이면 남녀노소 누구나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며 “6월 중 토론배틀을 통해 두 명의 대변인과 두 명의 상근 부대변인을 선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표는 경쟁을 통한 당직 선발이 대선 승리로 이어질 거라고 강조했다. “누가 선발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국민에게 확신을 줄 것”이라며 “코드가 맞는 더불어민주당 인사에게만 기회가 열리는 현 집권세력의 방식보다 공정하다는 확신을 전달할 수 있다면 우리는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대선에 대해서도 “상대가 낮게 가면 더 높게 갈 것을 지향해야 하고 상대가 높게 가면 그보다 높아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 우리 경쟁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통합에 대해선 “여러 고명이 각각 색채와 형태를 유지하는 비빔밥” 비유를 들며 “소중한 개성을 갈아버리지 않고, 다양한 대선주자와 지지자들과 공존할 수 있는 당을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선거기간 자신에게 향했던 비난에 대해선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생각이 없고, 어떤 분도 개인적 미안함을 표시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오늘 이후 불필요한 욕설과 음모론 등에 구태로 의존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한 분 한 분이 맞서달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당선자로 호명되자 옆자리에 앉아있던 나경원 후보가 먼저 “축하한다”며 악수를 청했고, 뒤이어 주호영ㆍ조경태 후보도 악수를 건넸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토론 선발의 공정성을 어떻게 담보하나
토론은 ‘KO승’이 없다. 토론은 논리대결이 아니라 사람의 매력도를 종합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형태다. 결국 정치 덕목 중 하나인 매력도 측정을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겠다. 6월 말 선발이 될 때까지 수석대변인은 따로 지명해 곧 발표하겠다.
대선 경선관리를 어떻게 할 건가
우리 당 많은 대선주자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그분들의 영역을 만드는 게 1번 과제다. 또 당 밖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일각에서 거론되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정치참여 의사가 있다면 안내하고 필요한 정보를 충실히 제공하겠다. 하지만 그분들이 입당이나 합당하기 전에는 특정 주자를 위해 유리한 룰을 만든다는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 당내 여러 인사의 총의를 모아서 경선 절차를 진행하겠다. 특정주자가 들어오는 것을 배제하기 위해 일정을 조정하는 건 실무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다.  
현재 야권 대선 후보 1위인 윤 전 총장에게 먼저 연락할 의향이 있나
언급한 특정인물뿐만 아니라 다수의 대선주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가장 먼저 공개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상대는 합당 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홍준표 의원과도 선거 과정 중에도 여러 소통이 있었다.
주요 대선 후보들이 모두 당 밖에 있는데
그분들의 개성, 삶의 궤적, 철학을 유지한 채로 당에 합류할 수 있는 길을 열겠다. 윤석열이라는 사람도 우리 당에 합류한다면 탄핵에 대한 그분의 입장, 공무원으로 일했던 수사의 입장 등 그의 생각이 다치지 않은 상태로 들어왔으면 좋겠다. 당내 일부가 불편해한다는 이유로 (블편해하는)그분들 주장에 (당 밖의 주자들이)녹아들기를 원한다면 당 외 훌륭한 대선주자가 합류한다고 해도 시너지 효과를 누리지 못할 거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부동산 전수조사를 맡기기로 했다. 의혹이 나오면 민주당처럼 전원 탈당 권유하나
대선이라는 큰 선거를 앞두고 적어도 민주당의 기준보다는 엄격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기준을 세워야 한다. 상황에 따라 국민의힘이 더 엄격한 조치도 할 수 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전격적인 판단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존중하지만, 이 사안이 포퓰리즘적으로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징계 수위나 국민에 대한 메시지는 결과를 바탕으로 논의하겠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다시 영입할 건가
그분을 초빙할지 말지를 놓고 여러 걱정을 하는 게 의아하다. 거꾸로 나중에 저희가 제안했을 때 그분이 안 오실 것도 걱정해야하는 거 아닌가. 대선 후보가 정해지면 후보와 상의해서 그분을 당에 모실 수 있도록 하겠다.
경쟁자였던 나경원·주호영 후보에게 대선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부탁할 건가
국민의당과의 합당이라는 중차대한 과업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주호영 후보가 상당히 훌륭한 역할을 하셨다. 계속 그 일을 맡아주셨으면 좋겠다고 공식 요청을 드릴 계획이다. 나경원 후보는 우리 당원들이 가장 사랑하고 신뢰하는 지도자 중에 한 명이다. 당연히 대선과정에서 나경원 후보의 상황과 격에 맞는 중차대한 역할을 부탁드릴 의향이 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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