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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법정 서는 날…조국, SNS에 비틀즈 '길고도 험한 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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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부인 정경심(수감) 동양대 교수와 법정에 동반출석하는 11일, 출두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틀즈 노래 'The Long And Winding Road'(길고도 험한 길)를 공유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자녀 입시 비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혐의 재판을 받는다.

자녀 입시비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녀 입시비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는 이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조 전 장관과 백원우·박형철 전 청와대 비서관에 대해 공판 갱신 절차를 진행했다. 공판 갱신은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절차로, 재판부 판사 3명이 모두 교체돼 열린 것이다. 조 전 장관이 법정에 서는 건 6개월 만이다.

조 전 장관은 이날 법원에 들어서며 "더욱 겸허한 자세로 공판에 임하겠다"며 "성실하게 소명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기자들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묵묵부답이었다.

재판에서 검찰은 조 전 장관 등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과정에서 중대한 비위 혐의를 확인하고도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위법하게 중단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변호인 측은 검찰이 자의적 해석과 의미를 덧붙여 사건을 확대·왜곡했다고 맞섰다.

[조 전 장관 페이스북 캡처]

[조 전 장관 페이스북 캡처]

조 전 장관의 변호인은 "팩트는 유재수 비위가 포착됐고, 관계기관에 통보해 상응하는 조치를 하게 했다는 것"이라며 "검찰이 이를 비틀어 감찰이 없었던 취지로 지시하고 감찰을 중단시킨 것으로 논리를 발전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공소장 변경을 세 차례 한 것을 지칭해 "A가 아니면 B, B가 아니면 C 아무거나 하나 걸리라는 식으로 구성돼있어 변호인으로서 방어하기 매우 힘들다"며 '투망식'이라고 비판했다.

검찰과 조 전 장관 측은 지난해 출석한 증인들의 증언 성격을 두고도 신경전을 펼쳤다. 검찰은 앞선 증인들을 통해 조 전 장관의 혐의가 입증됐다고 말했지만, 변호인은 "증인들이 대부분 검사 혹은 검찰 수사관 출신이었는데, 특감반의 모든 역할을 수사라는 관점에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특감반은 법에 따라 첩보활동·사실확인만을 할 수 있다"며 "(특감반원들이)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알아채 상응하는 징계나 처벌을 받게 해야 한다는 인식이 머릿속에 박혀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조 전 장관 부부와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이 법정에 출석해 자녀 조민씨 등 입시 비리에 대한 심리가 진행된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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