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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혐의 결재는 미루더니…한동훈에 먼저 악수 청한 이성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법무부가 10일 법무부 과천청사에서 검찰 고위 간부 보직변경 신고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일선 복귀가 무산된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에게 다가가 "반갑다"며 먼저 악수를 건네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왼쪽)이 10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강당에서 열린 검찰 고위간부 보직변경 신고식을 마치고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과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왼쪽)이 10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강당에서 열린 검찰 고위간부 보직변경 신고식을 마치고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과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이 지검장은 이날 보직변경 신고식을 마친 뒤 행사장을 나가는 길에 한 검사장에게 다가가 "반갑다. 잘 지냈냐"고 인사를 건넸고 한 검사장과 악수를 했다. 하지만 최근 두 사람 관계는 '악연'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후배이자 친정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 지검장은 채널A 전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수사팀이 한 검사장에 대한 무혐의 결재를 수차례 올렸지만 6개월째 미뤘다. 이 지검장은 결국 결재를 하지 않고 자리를 옮기게 됐다. 한 검사장은 최근 "채널A 사건의 무혐의 결정을 미루는 것은 직장 내 괴롭힘 수준"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지검장은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외압 혐의로 최근 기소됐지만, 이번 인사에서 서울고검장으로 영전했다. 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한 검사장은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발령이 나면서 또 일선 복귀가 무산됐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신고식에서 고검장·검사장 승진 및 전보 대상자(11일 자)들에게 임용장을 수여하고 보직변경 신고를 받았다. 박 장관은 "오늘 자리는 오래된 검찰의 막차가 아닌 새로운 검찰의 첫차가 출발하는 자리"라며 "여러분은 첫차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검찰권 남용 문제를 해양생태계를 황폐화하는 쌍끌이 저인망에 비유하며 "검찰권 남용은 검찰의 위상을 일거에 무너트리는 자해적 행위와 진배없다"고 말했다. “무죄를 두려워하는 검찰의 태도와 분위기가 더 발전적인 검찰,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검찰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박 장관은 이번 고위직 인사를 '공정을 기한 인사'라고 자평했다. 그는 "이번 인사는 국민이 바라는 검찰개혁 완수와 검찰 분위기 쇄신에 주안점을 뒀다"며 "특히 리더십과 전문성, 능력과 자질을 갖춘 분들을 새롭게 발탁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10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강당에서 열린 검찰 고위간부 보직변경 신고식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보직변경된 검찰 고위간부들이 국민의례하고 있다. 뉴스1

10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강당에서 열린 검찰 고위간부 보직변경 신고식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보직변경된 검찰 고위간부들이 국민의례하고 있다. 뉴스1

이후 보직변경 대상자들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대검찰청으로 자리를 옮겨 김오수 검찰총장에게 신고했다. 김 총장은 "수사·기소 결정뿐만 아니라 공소유지, 형 집행, 민원 사무를 포함한 모든 검찰 업무는 국민 중심이 되어야 한다"며 "1재판부 1검사 원칙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경찰 신청 영장 검토, 보완수사 요구를 충실히 하는 등 경찰과 유기적 협력을 당부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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