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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를 수가…'조국 사과'에 전·현직 정무수석 극과극 평가

중앙일보

입력

전ㆍ현직 청와대 정무수석이 같은 날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해 완전히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4월 16일 이철희 신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이 춘추관에서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오르며 최재성 전 정무수석과 교차하고 있다. 연합뉴스

4월 16일 이철희 신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이 춘추관에서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오르며 최재성 전 정무수석과 교차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작은 최재성 전 수석이었다.

최 전 수석은 8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전 장관 소환과 같은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적었다. 지난 2일 대국민 보고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조 전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한 것을 정면 비판한 말이다.

그는 해당 언급에 앞서 “정권재창출이라는 험난한 길이 기다리고 있다. 당 대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송 대표를 직접 겨냥했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당을 이끄는 지도자가 감탄고토(甘呑苦吐)한다는 느낌을 주면 신뢰를 받기 어렵다”고도 했다.

‘감탄고토’는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사리(事理)에 옳고 그름을 돌보지 않고, 자기 비위에 맞으면 취하고 싫으면 버린다’는 뜻이다.

최 전 수석은 이어 “제가 우리 당의 특정 대권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는 기사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정치인 최재성이 진심으로 모신 정치인은 문재인 대통령님이 유일했고 마지막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일각에선 ‘SK계’로 분류되는 최 전 수석이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돕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날 오후 이철희 정무수석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조 전 장관의 대한 송 대표의 사과에 대한 입장이 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 수석은 그러자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결과적으로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최 전 수석과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이 수석은 “그렇게 (공식사과를) 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시도”라며 “어느 정당이든 선거에 지고 나면 민심에 반응하는 조치를 해야하는데 (송 대표의 사과는) 그 일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에 당에서 하는 일을 옳다 그르다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수석은 조 전 수석에 대한 ‘마음의 빚’을 언급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여전히 유효한지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그는 이에 대해 “제가 알기로는 조 전 장관이 장관직을 원했던 게 아니고 문 대통령이 권했던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개인적으로는 인간적 미안함은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수석은 이어 “그러나 문 대통령은 국민의 평가를 더 중시한다”며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는 말씀을 한 적도 있고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이 수석은 한편 이날 민주당이 부동산 비위 의혹이 드러난 의원 12명에게 탈당을 권유한 것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달라지려고 많이 노력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내로남불, 위선에 대한 비판을 많이 받은 민주당이 뭔가 바꾸려 하는 것이라 느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철희 정무수석(왼쪽)이 문 대통령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철희 정무수석(왼쪽)이 문 대통령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또 야권의 대선 후보로 부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본인이 정치한다고 선언한 것도 아니고, (정치를) 한들 저희가 어쩌겠느냐”며 “문 대통령도 제 기억으로는 (윤 전 총장에 대해) 이렇다저렇다 말한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에 대해서는 “보수정치에서 이런 신인 정치인이 성장하는 것은 다른 정당에도 자극이 되고 좋은 일이라고 본다”며 “사실 이 후보는 정치인으로서는 단단하게 준비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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