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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총상금 2억 걸고…국가발전 아이디어 공모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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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과 주먹인사하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연합뉴스

기자들과 주먹인사하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연합뉴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취임(3월) 뒤 첫 핵심 사업으로 '민간 주도의 사회 문제 해결' 카드를 꺼냈다. 상공인의 이익 추구를 넘어 또 단순한 기업의 기부나 봉사가 아닌 사회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사업의 공식 명칭도 ‘국가발전 프로젝트’로 내걸었다.

상의, 사회 문제 해결 위한 국가발전 공모전

최 회장은 7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의 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로 경제도 위축되고 국민도 고통받는 상황에서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봤다”며 “경제적 타격을 회복하고 사회 문제를 해결할 민간 차원의 아이디어를 국민 전체의 집단지성으로 찾아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국가발전 프로젝트 공모전’을 열겠다고 발표했다. 최 회장은 “경제 활력 회복 방법을 몇몇 사람의 머리로만 고민하는 것 보다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공모전을 한다면 좀 더 좋은 아이디어를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SK그룹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우선) 경영을 강조해온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에 취임할 때부터 경영계에선 'ESG 경영 문화를 전파하려 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실제로 대한상의 회장에 취임한 뒤 핵심 사업을 두고 약 두 달 여를 고민한 최 회장은 ESG, 사회문제 해결 등 기업 역할의 세부적인 방법론을 민간 공모를 통해 정하기로 한 것이다. 최 회장은 “처음 하는 거라서 어떤 효과가 있을지 짐작하기 어렵다”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이렇게 모인 아이디어가 경제회복을 통해 국민들에게 전해진다면 그 속도와 체감은 남다른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주도 혁신”에 한뜻

최 회장의 구상은 지난달 12일 서울상의 회장단과의 회의에서 구체화됐다. 서울상의 회장단은 실질적인 대한상의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날 회의에서 최 회장은 “소통으로 국가발전을 도모하겠다”는 본인 뜻을 다시 강조하면서 “민간 주도의 건강하고 다양한 혁신을 일으킬 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낸 국가발전 공모전 아이디어로 부회장들의 지지를 받았다고 한다.

'국가발전 프로젝트' 공모전 안내문. 사진 대한상의

'국가발전 프로젝트' 공모전 안내문. 사진 대한상의

첫 국가발전 아이디어 접수는 7일부터 9월 24일까지 진행된다. ▶국가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고 ▶민간이 주도할 수 있는 일, 이 두가지 요건을 갖춘 아이디어인지가 핵심 심사 기준이다. 제출 서류는 A4 1~2장으로 제한해 진입장벽을 낮췄다. 대상에 선정된 아이디어에 대해선 1억원을 주는 등 총 상금 2억9000만원을 걸었다. 심사 과정에선 아이디어를 낸 사람에 대한 멘토링도 실시하는데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나 김범수 카카오 의장 등이 멘토단으로 참석한다.

기업의 사회 공헌 방식 변화 

최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공모전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팁도 일부 제시했다. 최 회장은 “실천 가능한 이야기가 중요하다”며 “누군가의 기부가 아닌 투자를 받을 만한 프로젝트가 나오면 상당한 가점을 받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사회적 문제로는 ‘양극화’ ‘경제성장 둔화’ 등을 언급했다.

이날 밝힌 최 회장의 구상에 대해 '기부·봉사 중심의 종전 기업 사회공헌 방식을 벗어나기 위한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혁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기업 역할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시도로 보인다”며 “상의가 기업가만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투자자·노동자·정부·국회까지 소통의 장을 형성하려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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