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철학과 종교를 알면 일을 더 잘할 수 있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39호 20면

철학과 종교의 세계사

철학과 종교의 세계사

철학과 종교의 세계사
데구치 하루아키 지음
서수지 옮김
까치

종이에 문자를 인쇄해 정보를 전달하는, 읽히면 좋고 안 읽혀도 할 수 없는 책이 아니다. 그보다는 자신의 몸값을 최대한 끌어올린 기획 상품이라는 느낌이 드는 책이다. 저자와 책 내용 때문이다.

먼저 책 내용. ‘태초부터 인간이 품었던 두 가지 물음에 대한 사상사’가 부제다. 두 가지 물음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잠시 젖혀두면 특별할 건 없어 보인다. 머리말을 보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이 책에서는 세계를 전체적으로 파악하고 고통의 바다에서 헤매는 세상 사람들을 모조리 구원하고자 했던 위대한 선인들의 이상과 업적을 여러분에게 전부 소개하려고 한다. 여러분이 세계를 통째로 이해하려고 할 때…”.

모조리 구원, 전부 소개, 통째로 이해. 이런 큰 표현들 말이다. 머리말은 이어진다.

“철학과 종교의 큰 흐름을 이해하면 틀림없이 업무에도 보탬이 된다.”

철학과 종교 교양을 쌓아 일 잘하자 는 자기계발적인 주장인데 저자 데구치 하루아키(73)는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보험맨인 그는 2008년 파격적인 생명보험 회사를 창업했다. 회사 손익 구조를 공개한 후 인터넷 영업을 도입했다고 한다. 저술활동은 그의 마케팅 도구다. 평생 1만 권을 읽었다고 홍보한다. 그걸 녹여 줄잡아 수십 권의 책을 썼다. 『철학과 종교의 세계사』는 2019년에 쓴 책이다.

그런 책인 만큼 철학과 종교의 세계를 손쉽게 파악하는 데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학창시절 수업 시간에 익히 접했던 내용 같지만 여전히 새롭고, 교과서보다는 깊이 있고, 저자의 주관이 가미돼 흥미로운 대목이 많다.

가령 철학자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고대 페르시아의 조로아스터교와 내용상 큰 관련은 없다고 한다. ‘차라투스트라’라는 이름을 따왔지만 말이다. 이슬람은 세상의 편견과 달리 합리적이고 개방적인 종교다. 저자는 테러와 관련된 이슬람 원리주의의 원인을 중동의 청년문제로 꼽는 데까지 나간다. 세밀한 ‘내비’는 아니어도 나침반으로 삼을 만한 책이다.

신준봉 전문기자/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infor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