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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 Review] 초파리·태양전지·드론·배터리…우주는 거대한 과학실험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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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씨가 우주에서 우주 저울 성능을 실험하고 있다. 우주 저울은 미세중력 환경에서 5㎏이하 소질량 물체의 무게를 측정하는 장비다.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씨가 우주에서 우주 저울 성능을 실험하고 있다. 우주 저울은 미세중력 환경에서 5㎏이하 소질량 물체의 무게를 측정하는 장비다.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세계는 왜 우주에 주목하는 걸까. 각국이 경쟁적으로 우주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는 우주가 거대한 ‘과학실험실’이어서다. 지금까지 108개국이 우주에서 진행한 과학실험은 3000회가 넘는다.

108개국이 3000회 넘게 실험 #한국도 초파리로 노화 연구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국제 우주정거장(ISS)에서 수행한 과학실험은 ▶알츠하이머·암 같은 질병 연구 ▶단백질 결정을 이용한 약물 개발 ▶미세 중력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같은 인체 실험 ▶저궤도 지구 관찰 등으로 다양하다.

ISS의 가치도 커지고 있다. 원래는 지난해 ISS의 수명을 만료할 예정이었다. NASA는 2030년까지 ISS의 수명을 연장했다. 앞으로 민간·상업 용도로도 개방할 계획이다. 보잉·스페이스X 등의 유인 우주선에 탑승해 ISS로 이동하는 비용은 5800만 달러, 숙박비는 1박당 3만5000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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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2008년 ISS에서 과학실험을 했다. 이소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당시)이 13가지 전문 과학실험과 5가지 교육 과학실험을 수행했다. 이 중 대표적인 게 우주에서 노화 촉진 과정을 규명하기 위한 실험이다. 이 전 연구원은 우주로 올라갈 때 초파리 1000마리를 가져갔다. 이 초파리는 열흘간 우주에서 머물렀다. 초파리 일생(60일)의 6분의 1에 해당한다. 이렇게 해서 인간이 10년간 우주에 머물렀을 때 유전자 변화를 추정했다. 초파리 유전자는 75%가 인간 유전자와 일치한다. 이런 연구 결과는 우주에서 무중력 적응제 개발, 노화 방지 프로그램 등에 활용했다.

ISS에선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차세대 산업 기술의 연구개발도 활발하다. 내년에는 이스라엘 우주국(ISA) 소속 우주인이 미국 스페이스X의 드래건캡슐을 타고 ISS로 날아갈 예정이다. 그는 ISS에서 태양전지와 드론·배터리를 들고 과학실험 44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스라엘 스토어닷은 우주에서 무중력 상태로 2주 동안 초고속 충전(XFC) 기술을 실험한다. 스토어닷은 전기차의 급속 충전 배터리 기술을 갖고 있다. 이 회사의 도론 마이어스도르프 최고경영자(CEO)는 “무중력 상태에서 (배터리 충전) 소재를 연구해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동준 요즈마그룹코리아 부사장은 “주요국들이 혁신 기술을 실험하는 장소로 우주를 택했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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