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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드라마·예능 만드는 백화점, 왜?…"소비자를 팬으로 바꾼다"

중앙일보

입력

웹드라마나 예능 콘텐트를 직접 만들어 유튜브에 띄우는 유통업체가 늘고 있다. 업체의 친숙성을 높이고, 단순 소비를 넘어서 업체에 애착을 가지는 ‘팬’을 만들겠다는 계산에서다. 특히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르는 MZ세대(18~34세) 소비자들의 호응도 좋다.

쿠팡이 올해 여름 독점 공개하는 예능 프로그램 SNL 코리아. 기존 SNL 코리아를 리부트한 프로그램으로, 방송인 신동엽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사진 쿠팡]

쿠팡이 올해 여름 독점 공개하는 예능 프로그램 SNL 코리아. 기존 SNL 코리아를 리부트한 프로그램으로, 방송인 신동엽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사진 쿠팡]

쿠팡이 대표적이다. 쿠팡 관계자는 2일 "올해 여름에는 방송인 신동엽이 출연하는 예능 콘텐트 ‘SNL 코리아’를 독점 출시하고, 오는 30일엔 국내 OTT 서비스 최초로 영화 ‘미나리’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는 9일과 13일엔 대한축구협회(KFA) 남자 축구 국가대표의 스리랑카전과 레바논전을 디지털 독점 생중계한다.

미국 상장으로 5조원에 달하는 실탄을 확보한 쿠팡은 올해 구독형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서비스 ‘쿠팡 플레이’에 수백억 원을 투자했다. 쿠팡 플레이는 쿠팡 와우 멤버십에 가입한 회원들에게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독점 콘텐트도 연이어 공개 중이다. 김성한 쿠팡플레이 총괄 디렉터는 “앞으로도 쿠팡플레이는 독점 콘텐츠 등 와우 회원 대상으로 다양한 프리미엄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브레이브걸스, 이달의소녀 츄, 개그맨 총출동 

유통 3사(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는 유튜브 채널에 직접 만든 웹 예능과 드라마를 올리고 있다. 롯데는 자사 유튜브 채널에서 방송인 이상준 씨가 나오는 ‘광고천재 이상준’ 코너를 선보였다. 롯데 계열사 제품 광고를 이씨가 기획하는 웹 예능 형식이다. 아이돌 그룹 ‘이달의소녀’의 츄(본명 김지우)가 출연하는 롯데백화점의 웹 예능 ‘오떼르’도 있다. 츄가 공주가 되어 백화점 왕국을 구한다는 내용으로, 오떼르 시즌1은 총 조회 수 170만회를 돌파했다. 이마트도 최근 방송인 홍윤화 씨가 직접 게스트들을 위해 집밥을 차려주는 ‘밥 먹고 갈래’ 코너를 공개했다.

롯데가 자사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웹예능 '광고천재 이상준'. [사진 유튜브 캡쳐]

롯데가 자사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웹예능 '광고천재 이상준'. [사진 유튜브 캡쳐]

현대백화점 계열 패션 전문기업 한섬은 자사 유튜브 채널 ‘푸쳐핸썸’에서 8회짜리 웹드라마 ‘핸드메이드 러브’를 내놨다. 국내 패션업계 최초의 웹드라마로, 하늘나라에서 쫓겨난 주인공이 맞춤 양복점을 운영한다는 내용의 로맨스 판타지다. 핸드메이드 러브는 누적 조회 수 300만회를 넘겼고, 드라마 방영 이후 푸쳐핸썸의 MZ세대 조회 수는 방영 전 35만회에서 200만회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전체 조회 수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방영 전 34%에서 방영 후 62%로 두 배가량 급증했다.

한섬 관계자는 “MZ세대가 드라마나 유튜브 영상 속 인위적이고 직간접적인 광고를 싫어하고, 자신만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스스로 찾는 성향을 고려했다”며 “기업명이나 브랜드 노출 없이 주요 브랜드의 우수한 디자인 등을 자연스럽게 영상에 녹여내 시청자 스스로 제품에 대한 호기심을 갖도록 콘텐츠를 기획·제작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이 자사 유튜브 채널 '푸쳐핸썸'에 공개한 웹 드라마 '핸드메이드 러브'. [사진 유튜브 캡쳐]

현대백화점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이 자사 유튜브 채널 '푸쳐핸썸'에 공개한 웹 드라마 '핸드메이드 러브'. [사진 유튜브 캡쳐]

편의점 업계도 뛰어들었다. CU는 자사 유튜브 채널에 헬스 유튜버 ‘김계란’의 일일 알바 체험기나 음악가 돈 스파이크(본명 김민수)의 제품 시식기 등을 올리고 있다. GS25 역시 방송인 이용진 씨와 래퍼 뱃사공(본명 김진우)이 출연하는 웹 예능 ‘못 배운 놈들’을 만들어 공개해왔다. 지난 4월엔 아이돌그룹 ‘브레이브걸스’와 온라인 팬 미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광고형 콘텐트에 비해 예능형 콘텐트는 시청자들의 좋아요나 댓글·구독 등으로 이어지는 반응률이 높다. 특히 MZ세대 시청자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신개념 콘텐트를 내놓는 업체가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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