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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은 '개XX'라고 욕할수 있다" 익산시의원 충격 막말[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갑질 의혹' 민주당 김수흥 국회의원 두둔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지방의원이 '국회의원은 시민의 대표이기 때문에 공공기관 노조에게 개XX라고 욕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해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조남석 시의원, 행정사무감사서 발언

31일 전북 익산시 등에 따르면 조남석 익산시의원(익산 라선거구)은 지난 26일 산업건설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문제의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은 오택림 익산 부시장에게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이하 진흥원)에 대한 질의를 하면서 해당 노조가 지난달 같은 당 김수흥 국회의원(익산갑)의 갑질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김 의원을 두둔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조 의원은 "국가식품클러스터에 예산이 들어가는 게 무섭다. 미래 지향적인 게 안 보인다"며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기관인 진흥원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에게 "누가 책임져야 하냐. 익산시냐, 농림축산식품부냐"고 물었다.

조남석 익산시의원. 사진 익산시의회

조남석 익산시의원. 사진 익산시의회

"일개 노조가 국민이 뽑은 의원 함부로 해" 

그는 "일개 직원들에 대한 노조를 구성해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을 함부로 했다"며 "(이는)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대통령도 촛불 시위로 탄핵시켰다. 국회의원도 우리 시민이 탄핵을 시켜야지 왜 진흥원이 그렇게 얘기하냐. 뭘 잘했다고"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조 의원은 이어 "개XX라고 욕할 수도 있습니다. 정치인들은 시민의 대표니까. 할 수 있지 않습니까. 부시장님, 할 수 있어요, 없어요"라고 다그쳤다. 이에 오 부시장이 "그건 제가 답변드릴 범위를 넘어선 말씀이신 것 같다"고 답했으나, 조 의원은 말을 끊고 "그게 갑질이냐"고 재차 물었다.

이를 지켜보던 같은 당 강경숙 산업건설위원장(익산 다선거구)이 "정치적인 얘기는 삼가 주세요. 나중에 시민들이 볼 텐데"라고 제지했지만, 조 의원은 "(이게) 무슨 정치적인 얘기냐. 시민들 보라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맞섰다.

조남석(왼쪽) 익산시의원이 지난 26일 행정사무감사에서 오택림 익산 부시장에게 국가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에 대한 질의를 하면서 "개XX라고 욕할 수도 있습니다. 정치인들은 시민의 대표니까"라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 익산시의회 유튜브 영상 캡처

조남석(왼쪽) 익산시의원이 지난 26일 행정사무감사에서 오택림 익산 부시장에게 국가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에 대한 질의를 하면서 "개XX라고 욕할 수도 있습니다. 정치인들은 시민의 대표니까"라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 익산시의회 유튜브 영상 캡처

조남석 "분노의 민심 듣고 질책한 것"   

논란이 불거지자 조 의원은 31일 오후 7쪽짜리 소명서를 냈다. 그는 소명서를 통해 "국가식품클러스터 활성화 방안을 지적하면서 시민들이 요구하고 질타했던 분노의 민심을 듣고 행정사무감사를 하면서 (진흥원의) 허술한 홍보·운영·인건비 등에 대한 따끔한 질문을 시민들이 제게 요구해 질책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또한 시민의 대표이자 민심을 대변하는 시의원의 역할"이라면서다. 그의 '개XX 발언'은 진흥원에 대한 성난 민심을 객관적으로 전달한 것이라는 취지다.

조 의원은 소명서에서 "익산시민들의 부푼 기대를 안고 2014년 3월 첫 삽을 뜬 뒤 총 사업비 3119억원을 들여 2017년 12월에 232만㎡(70만평) 규모의 국가식품클러스터 1단계 식품전문산업단지가 조성됐다"며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기대가 큰 우려로 변했다"고 했다.

그는 "익산시민들은 '이 정도면 국가산단이 아니라 지방산단'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식품산업단지가 조성된 지 벌써 3년 5개월이 지났는데도 분양률이 69.6%밖에 되지 않고, 분양 계약을 체결한 102개 업체 대부분이 중소 규모의 식품업체들뿐"이라고 지적했다.

김수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20일 광주지방국세청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뉴스1

김수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20일 광주지방국세청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뉴스1

그는 "이제까지 제게 들어온 민원 사항들을 객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익산시민의 입장에서 면밀하게 말한 부분은 인정하나, 이는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익산을 대표하는 산업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식품진흥원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시민들께서 취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의원은 시민들의 알권리를 책임지는 게 책무"라며 "부디 시의원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재갈을 물리지 않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익산=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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