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와 미군은 25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기지에 사드 관련 자재와 물자를 반입했다. 지난 27일 반대 측의 저항을 뚫고 물자 반입을 강행한 지 나흘 만이다.
물자 반입 소식이 전해지자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과 단체 회원 50여 명은 이날 오전 6시쯤부터 기지로 들어가는 길목인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집회하는 형식으로 육로 이동을 차단하고 나섰다. ‘사드 반대’ ‘사드 가고 평화 오라’ 등의 손팻말도 들었다.
하지만 경찰은 인력 1100여 명을 투입해 강제 해산에 돌입해 30여 분 만에 육로를 확보했다. 육로를 통해 차량 30여 대가 진입했다. 이날 사드 기지에 물자가 반입되면서 이달 들어서만 6차례 반입이 이뤄졌다.
사드철회평화회의 등 사드 반대 단체 측은 “문재인 정부가 소성리를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라고 생각한다면, 대한민국 국민이 살아가는 곳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지금 당장 경찰을 철수하고 불법 기지 공사와 자재 반입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당초 국방부는 당분간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사드 관련 자재와 물자를 반입할 계획이었지만 화요일인 6월 1일이 원불교의 큰 행사가 예정돼 있어 반입 일정을 하루 앞당겼다. 매년 6월 1일에는 원불교의 주요 행사 중인 육일대재(六一大齋)가 열린다.
미 육군 교범에 나와 있는 사드 안전거리(3.6㎞) 반경 안에는 원불교 2대 종법사(교주)인 정산종사 탄생지가 있다. 성주 성지는 영산근원 성지, 변산제법 성지, 익산전법 성지, 만덕산(진안) 성지와 함께 국내 원불교 성지 다섯 곳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소성리에 사드 기지가 배치될 계획이 발표된 후부터 현재까지 원불교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 원불교 최대 경축일인 대각개교절에 국방부가 물자 반입을 강행했다가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었다. 경찰 관계자는 “원불교의 큰 행사를 피해 물자 반입 일자를 조정했다”며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시설 개선 공사용 자재와 생활물자를 수송했다”고 말했다.
성주=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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