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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큰 행사 피했다"…성주 사드 기지 물자 반입한 국방부

중앙일보

입력

31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기지 인근에서 경찰이 집회 강제 해산을 하고 있다. 사진 사드철회소성리종합상황실

31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기지 인근에서 경찰이 집회 강제 해산을 하고 있다. 사진 사드철회소성리종합상황실

국방부와 미군은 25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기지에 사드 관련 자재와 물자를 반입했다. 지난 27일 반대 측의 저항을 뚫고 물자 반입을 강행한 지 나흘 만이다.

물자 반입 소식이 전해지자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과 단체 회원 50여 명은 이날 오전 6시쯤부터 기지로 들어가는 길목인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집회하는 형식으로 육로 이동을 차단하고 나섰다. ‘사드 반대’ ‘사드 가고 평화 오라’ 등의 손팻말도 들었다.

하지만 경찰은 인력 1100여 명을 투입해 강제 해산에 돌입해 30여 분 만에 육로를 확보했다. 육로를 통해 차량 30여 대가 진입했다. 이날 사드 기지에 물자가 반입되면서 이달 들어서만 6차례 반입이 이뤄졌다.

사드철회평화회의 등 사드 반대 단체 측은 “문재인 정부가 소성리를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라고 생각한다면, 대한민국 국민이 살아가는 곳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지금 당장 경찰을 철수하고 불법 기지 공사와 자재 반입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31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기지 인근에서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과 단체 회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 사드철회소성리종합상황실

31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기지 인근에서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과 단체 회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 사드철회소성리종합상황실

당초 국방부는 당분간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사드 관련 자재와 물자를 반입할 계획이었지만 화요일인 6월 1일이 원불교의 큰 행사가 예정돼 있어 반입 일정을 하루 앞당겼다. 매년 6월 1일에는 원불교의 주요 행사 중인 육일대재(六一大齋)가 열린다.

미 육군 교범에 나와 있는 사드 안전거리(3.6㎞) 반경 안에는 원불교 2대 종법사(교주)인 정산종사 탄생지가 있다. 성주 성지는 영산근원 성지, 변산제법 성지, 익산전법 성지, 만덕산(진안) 성지와 함께 국내 원불교 성지 다섯 곳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소성리에 사드 기지가 배치될 계획이 발표된 후부터 현재까지 원불교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 원불교 최대 경축일인 대각개교절에 국방부가 물자 반입을 강행했다가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었다. 경찰 관계자는 “원불교의 큰 행사를 피해 물자 반입 일자를 조정했다”며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시설 개선 공사용 자재와 생활물자를 수송했다”고 말했다.

성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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