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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듣고 ‘삼킴장애’ 진단…KT ‘사운드 AI’ 개발에 팔 걷어붙였다

중앙일보

입력

연하장애란 음식물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음식물이 기도에 걸리거나 잘 삼켜지지 않는 등 ‘삼킴 기능’의 이상을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사진 셔터스톡]

연하장애란 음식물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음식물이 기도에 걸리거나 잘 삼켜지지 않는 등 ‘삼킴 기능’의 이상을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사진 셔터스톡]

“지니야, 지금 내 상태가 어떤지 알려줘.”

AI와 대화 통해 음식물이 목에 걸렸는지 감지 #그동안 절차 번거롭고 검사장비 있어야 가능 #KT ‘디지털·헬스’ 분야 신수종 사업으로 주목

검사자가 이렇게 말하면 ‘사운드 AI’(음향 인공지능)가 기도에 음식물이 걸렸는지를 판별해준다. 음식을 먹는 과정에서 음식물이 기도에 걸리게 되면 목소리에 일부 변화가 나타나는데, AI를 통해 이를 잡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간편하게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다.

이런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KT와 대한연하장애학회가 손을 잡았다. KT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연하장애 스크리닝 및 재활 공동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연하장애(삼킴장애)는 음식물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음식물이 기도에 걸리거나 잘 삼켜지지 않는 증상을 말한다. 65세 이상 인구의 유병률이 33.7%에 이르는 대표적인 고령자 질환이다.

지금까지는 연하장해 진단을 위해 ‘연하조영검사’(VFSS) 등을 통해 기도흡인 여부를 평가했다. 다만 진단 과정이 번거롭고 검사 장비가 있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방사선 피폭 위험이 있어 지속적인 상태 모니터링도 어렵다.

KT는 AIㆍ빅데이터ㆍ클라우드 기술을 바탕으로 연하장애 스크리닝 및 재활 프로그램을 만들 예정이다. 일단 가정에서 검사자의 목소리를 AI로 분석해 기도흡인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스크리닝 모델을 개발한다.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면 흡인성 폐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면 이를 미리 감지하고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다. 또 환자 상태 맞춤형 연하식(혀로 으깨 삼키기 쉽게 점도를 조절한 식품)을 추천하고 맞춤형 재활 치료 콘텐트를 개발할 계획이다. 서울아산병원ㆍ강남세브란스병원ㆍ가천대 길병원이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KT는 지난해 말 디지털ㆍ바이오헬스 신사업 육성을 위해 구현모 대표 직속으로 ‘디지털&바이오헬스P-TF 조직’을 신설했다. 지난 3월에는 회사 정관에 ‘의료기기의 제작 및 판매업’을 목적 사업으로 추가했다.

특히 빅데이터 역량을 도입한 의료기기 분야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개인의 건강 상태를 데이터로 전환해 관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개선하려는 의료 기관의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자경 KT 융합기술원 플랫폼연구소 인더스트리AI코어TF장은 “KT의 사운드 AI 기술력으로 미래 의료사업의 핵심영역인 의료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확보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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