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베트남 변이 바이러스 발견…삼성 등 주요 기업 몰린 지역서 확산세 심각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7월 베트남 중부 유명 관광지인 다낭 시내 도로가 코로나19 봉쇄로 텅 비어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7월 베트남 중부 유명 관광지인 다낭 시내 도로가 코로나19 봉쇄로 텅 비어있는 모습. [연합뉴스]

베트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국·인도 변이가 혼합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AP·로이터통신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응우옌 탄 롱 베트남 보건장관은 "과학자들이 최근 코로나19 환자를 감염시킨 바이러스의 유전자 구성을 분석한 결과 새로운 변이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실험실에서 연구한 결과 새 변이 바이러스는 다른 변종보다 전파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바이러스는 번식하면서 작은 유전자 변화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19 바이러스도 2019년 중국에서 처음 검출된 이후 새로운 변종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영국과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4종의 변이 바이러스를 '우려 변종(variants of concern)'으로 분류해 다른 변이보다 더 위험한 변이 바이러스로 관리하고 있다.

탄 롱 장관은 "새로 발견된 바이러스는 공기를 통해 급속히 퍼지고 있다"며 "이 변이 바이러스가 최근 베트남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한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지난해 팬더믹 초기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코로나19 차단에 두드러진 성공을 거두며 방역 모범국가 중 하나로 꼽혀왔다. 이달 초까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3100명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고 사망자도 35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몇 주 동안 3500명 이상의 새로운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12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베트남 전체 63개 지역 중 30개 지역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캐논, 애플의 조립 파트너인 럭스쉐어(Luxshare) 등 주요 기업이 몰려있는 하노이 북부의 박장·박닌성에서 확진 사례가 급증함에 따라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박장에 위치한 한 기업에서는 근로자 4800명 중에서 5분의 1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도 있다.

베트남 정부는 호찌민의 한 교회에서 85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모든 종교행사를 금지했다. 주요 도시의 식당, 술집, 클럽, 스파 등 비필수 사업장에도 폐쇄 명령을 내리며 방역을 강화하고 있지만 확산세를 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더딘 것도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백신 부족으로 접종을 받은 사람은 전체 인구의 1%가 조금 넘는 100만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하반기에 들어서면 접종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정부는 최근 올 하반기 인도 예정인 화이자 백신 3000만 도스를 확보했으며, 모더나 와도 전체 인구 9600만명의 80%에게 접종할 수 있는 물량 확보를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독자 여러분과 함께 만드는 국제뉴스]

 알고 싶은 국제뉴스가 있으신가요?

 알리고 싶은 지구촌 소식이 있으시다고요?
 중앙일보 국제팀에 보내주시면 저희가 전하겠습니다.
 - 참여 : jgloba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