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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에 침묵하는 김정은···"20일째 안 나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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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이상 공개 행보를 보이지 않으며 내치에만 집중하고 있다. 한ㆍ미가 북한과 대화 재개를 위해 외교ㆍ정보 당국 간 협의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정작 북한은 침묵을 지키는 모양새다.

북한 노동당의 외곽 노동단체인 직업총동맹 제8차 대회가 지난 25~26일 평양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대회 참가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경제건설의 선봉 투사가 되라고 당부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노동당의 외곽 노동단체인 직업총동맹 제8차 대회가 지난 25~26일 평양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대회 참가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경제건설의 선봉 투사가 되라고 당부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통일부 당국자는 27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 6일 군인가족 예술소조 공연 기념사진 촬영 후 20일 이상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 보도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일 정도 나오지 않은 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지난 1월 18일부터 2월 8일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은 적 있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와 올해 공개 활동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추세"라고 덧붙였다.

대화 제안에 답 내놓지 않고 내치 집중 #한ㆍ미, 외교ㆍ정보 당국 간 협의 시작

북한 매체에 보도된 김 위원장의 가장 최근 동향은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조선직업총동맹 대회에 서한을 보낸 일이다. 직업총동맹은 노동자들을 사상 교육하고 통제하는 노동당의 외곽단체다. 김 위원장은 대회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고, 리일환 노동당 비서를 통해 서한을 보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25일자 서한에서 "주위에서 나타나는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적 현상들에 대하여 묵과하지 말고 무자비한 투쟁을 벌여 철저히 제압 분쇄할 것"을 당부했다.

같은 서한에서 경제난 속 자력갱생 정신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생활상 곤란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단위와 집단의 이익을 좀먹는 현상들에 대해 강한 투쟁을 벌여 극복해나가야 한다"며 "직맹원들이 자력갱생을 자존과 자강의 생명선으로 틀어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노동당의 외곽 노동단체인 직업총동맹 제8차 대회가 지난 25~26일 평양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노동당의 외곽 노동단체인 직업총동맹 제8차 대회가 지난 25~26일 평양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한·미 정상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했지만, 김 위원장은 이에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최근 강조해온 체제 내구성 강화에 몰두하는 모양새다.

한ㆍ미·일은 성 김 신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임명을 계기로 본격적인 북핵 협의에 돌입했다. 한ㆍ미 정상회담 다음날인 지난 22일(현지시간)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 대표는 통화를 하며 북한 문제와 관련한 정상 간 합의 내용을 조기에 이행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외교와 대화가 필수적"이라는 데 공감했다.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성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대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성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대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어 25일(현지시간) 김 대표와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간 통화도 이뤄졌다. 미ㆍ일 북핵 문제 담당자 간 통화는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EAP)이 트위터를 통해 이날 직접 밝혔고 이튿날인 26일 일본 외무성도 홈페이지를 통해 통화 사실을 알렸다. 이에 외교부도 앞서 노 본부장과 김 대표 간에도 통화가 이뤄진 바 있다고 사후 공개했다.

성 김 대표와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간 통화 내용 관련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EAP) 트위터. 김 대표 직함에서 북한을 North Korea가 아닌 DPRK로 표기한 부분이 눈에 띈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EAP) 트위터 캡쳐]

성 김 대표와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간 통화 내용 관련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EAP) 트위터. 김 대표 직함에서 북한을 North Korea가 아닌 DPRK로 표기한 부분이 눈에 띈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EAP) 트위터 캡쳐]

한편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26일(현지시간) 뉴욕에 도착해 방미 일정을 시작했다. 박 원장은 뉴욕 일정 소화 뒤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인데, 정보당국 간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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