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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게임 공동유치” 대구·광주시장, 국토부 장관 찾아간 속내

중앙일보

입력

달빛동맹을 추진해온 대구광역시와 광주광역시가 2038년 하계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를 공식 선언했다. 달빛동맹은 '달구벌 대구'와 '빛고을 광주'의 첫 글자를 딴 명칭이다.

영호남 시·도지사에 국회의원까지 한목소리

이용섭 광주시장과 권영진 대구시장이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2038년 아시안게임 공동유치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 광주광역시

이용섭 광주시장과 권영진 대구시장이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2038년 아시안게임 공동유치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 광주광역시

“대도시 간 철도 노선 없는 유일 구간”

이용섭 광주시장과 권영진 대구시장은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 도시의 하계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를 선언했다. 두 도시가 아시안게임 유치에 성공하면 서울(1986년), 부산(2002년), 인천(2014)에 이어 국내 4번째 아시안게임 개최지가 된다.

대구시와 광주시는 “두 광역시 모두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있다”며 공동 유치에 뛰어들었다. 대구는 2003년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개최했다. 광주는 2015년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와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치렀다. “앞서 열린 국제대회를 통해 갖게된 경기장 등 인프라 시설과 대회 운영 경험을 또 다른 국제대회의 성공적 개최로 이어간다면 두 도시 모두 브랜드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게 두 지자체의 설명이다.

앞서 두 광역시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병상연대를 통해 힘을 보태는 등 상생협력을 강화해왔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달빛동맹을 맺고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해 온 대구·광주 두 도시가 이번 아시안게임 공동유치 추진으로 영호남 동서화합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400만 양 시민의 염원을 한데 모아 공동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용섭·권영진 시장, 국토부 장관과 면담

이용섭 광주시장과 권영진 대구시장이 26일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과 만나 제4차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에 달빛내륙철도 사업 반영을 촉구하는 영호남 시도지사 6명의 공동 의견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 광주광역시

이용섭 광주시장과 권영진 대구시장이 26일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과 만나 제4차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에 달빛내륙철도 사업 반영을 촉구하는 영호남 시도지사 6명의 공동 의견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 광주광역시

권 시장과 이 시장은 이날 아시안게임 공동유치 선언에 맞춰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났다. 이를 두고 대구시와 광주시 안팎에선 “국제대회 유치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아닌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난 것은 양 시도의 숙원사업인 ‘달빛내륙철도’ 건설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국제 규모의 행사나 대회를 유치하면 이를 지원하기 위한 교통망을 비롯한 SOC 확충이 뒤따르게 된다. 앞서 여수세계박람회나 평창동계올림픽 등의 경우 행사를 앞두고 KTX를 비롯한 철도·도로 등 조성에 국비가 투입된 바 있다.

달빛내륙철도는 달빛동맹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광주와 대구를 잇는 약 200㎞ 길이의 내륙철도망 개설사업을 말한다. 두 광역시는 이 사업이 1차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2006~2015)부터 4차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까지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국가사업에 포함시켜 줄 것을 촉구해왔다. 제4차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은 6월 중 확정·고시될 예정이다.

양 광역시 “병상연대로 달빛동맹 강화”

26일 KTX 열차가 정차 중인 광주광역시 송정역. 프리랜서 장정필

26일 KTX 열차가 정차 중인 광주광역시 송정역.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시와 대구시는 “전국 특·광역시 중 유일하게 대도시 간 철도 노선 없이 동서로 나뉜 광역권역”이란 점을 강조한다. 교통상 불편 때문에 인적·물적 교류가 어려워 경제·정치적으로도 단절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양 지자체의 설명이다.

달빛내륙철도 건설을 바라는 광역단체는 두 곳만이 아니다. 대구시와 광주시를 포함한 경북도, 경남도, 전북도, 전남도 등 6곳에서도 건설을 촉구하고 있다. 권 시장과 이 시장은 이날 “달빛내륙철도를 제4차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해 달라”는 영·호남 시도지사 6명의 공동의견서를 국토교통부에 전달했다.

“광주와 대구가 철도로 연결되면 남부권 6개 권역이 광역경제산업벨트로 묶여 약 1700만명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영·호남 시·도지사들의 판단이다.

시·도지사-국회의원까지 한목소리

대구·광주지역 의원들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광주달빛내륙철도 국가계획 반영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대구·광주지역 의원들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광주달빛내륙철도 국가계획 반영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지난 11일에는 광주·대구 국회의원 16명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달빛내륙철도의 국가계획 반영을 촉구했다. 이들은 “울산, 부산까지 연결된 지역산업이 연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남부지역 광역경제권 활성화의 잠재력이 높은 노선”이라며 “달빛내륙철도 사업이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영·호남 상생을 위한 대표 공약사업이라는 점에서 국가계획에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광역시·대구=진창일·김윤호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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