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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K 수사했던 이성윤호 특수통 부장검사, 檢 떠난다

중앙일보

입력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을 맡았던 전준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1부장검사. 뉴스1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을 맡았던 전준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1부장검사. 뉴스1

김오수 신임 검찰총장 취임 이후 대규모 조직 개편과 ‘인사 광풍’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준철(49‧사법연수원 31기)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 부장검사가 26일 직을 내려놨다. 중앙지검의 최선임으로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부장검사가 검찰 인사를 앞두고 사의를 밝히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날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 부장검사는 법무부 검찰국에 이날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 부장검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노모 병환과 자녀 입시 등 개인적인 이유로 거취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며 “20년 간 몸담았던 검찰을 떠나려니 아쉬운 마음도 크다”고 밝혔다.

‘대표 이성윤 라인’ 특수통 떠난다

전 부장검사는 2000억원대 회사에 손해를 끼치거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 등을 받는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을 구속기소하고 ‘SK 2인자’로 불리는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을 기소하는 등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아래 최선임 특수통으로 활약했다.

보건용품 유통교란사법 전담수사팀장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틈타 불법 마스크 800만장을 만들어 11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마스크 제조업체 대표를 구속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현 정부 신주류로 꼽히는 순천고 출신으로서 지난 인사에서 반부패2부장에서 1부장으로 영전하는 등 이 지검장의 각별한 신임을 얻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이 지검장이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있을 때 인권수사자문관으로 호흡을 맞춘 이력이 있다. 다만 이른바 채널A ‘검언유착’ 의혹 수사에 참여해 일선 수사팀 검사들이 반대하는 무리한 수사를 몰아붙였다는 논란으로 한편에선 원성을 사기도 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뉴스1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뉴스1

제2의 ‘檢 인사학살’ 올까  

이런 가운데 오는 검찰 검사장급 고위 간부 인사에 이어 차장·부장급 중간간부 인사 폭은 대규모로 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무부는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다음날인 오는 27일 검찰 인사를 논의하는 검찰인사위원회를 연다.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인사 의견을 듣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인사위를 먼저 여는 것은 이례적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를 두고 “3선 여당 의원 출신인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검찰 조직 개편과 인사를 통해 검찰의 정권 수사를 차단하려 한다”고 의심한다.

정유진·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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