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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치즈 올렸을 뿐인데…사진 1장에 몰락한 英마약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영국에서 한 마약상이 치즈 사진 한장을 메시지 서비스에 올렸다가 경찰에 추적당해 검거되는 일이 벌어졌다. 수사당국이 치즈를 들고 있는 손바닥 사진에서 지문을 인식하면서다.

25일 영국 BBC와 가디언에 따르면 칼 스튜어트(39)는 영국 리버풀에서 헤로인·코카인 등 마약을 공급하려다가 적발돼 지난주 리버풀 왕립 법원에서 13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스튜어트가 경찰에 덜미를 잡힌 건 보안 메시지 서비스인 '엔크로챗'에 자기가 좋아하는 치즈 사진 한장을 올리면서다.

자신이 좋아하는 치즈 사진을 올린 스튜어트는 이 사진 한 장으로 경찰에게 덜미를 잡혔다. [머지사이드 경찰]

자신이 좋아하는 치즈 사진을 올린 스튜어트는 이 사진 한 장으로 경찰에게 덜미를 잡혔다. [머지사이드 경찰]

문제는 그가 올린 치즈 사진에서 손바닥 일부와 손가락 지문이 노출됐다는 것이다.

이 손바닥과 지문 사진을 분석한 경찰이 스튜어트가 올린 사진이란 것을 파악했고, 그가 대량의 마약을 공급하는 데 관여한 것도 알게 됐다고 한다. 가디언은 "치즈를 좋아해 올린 사진에 나온 손바닥과 지문 분석을 통해 스튜어트는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고 전했다.

영국 국립범죄 청에 따르면, 엔크로챗 같은 메시지 서비스는 돈세탁뿐만 아니라 마약과 무기거래 등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범죄자들이 즐겨 쓰는 서비스다. 세계적으로 약 6만 명의 채팅 사용자가 확인됐으며 그 중 약 1만 명은 영국에서 확인됐다.

지난해 영국 경찰은 보안 메신저 앱 엔크로챗을 해킹해 마약 거래·자금 세탁·살인 등을 저지른 범죄자 수 백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치즈 사진을 올렸다가 지문과 손바닥아 노출돼 검거된 마약상 칼 스튜어트 [머지사이드 경찰]

치즈 사진을 올렸다가 지문과 손바닥아 노출돼 검거된 마약상 칼 스튜어트 [머지사이드 경찰]

영국에서 손바닥이 드러난 사진 때문에 덜미를 잡힌 범죄자는 스튜어트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0년 스티븐 테일러라는 절도범은 도난당한 시계를 든 사진을 올렸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혀 10개월 형을 받았다. 가디언은 "과학 수사관들이 이 사진을 분석한 결과, 손 모습을 통해 신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2018년에도 영국 사우스웨일스 경찰은 손바닥에 엑스터시 알약을 쥐고 있던 사진을 통해 마약상을 검거하기도 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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