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78% 학교서 체벌 경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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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청소년은 공부를 못한다고 무시당할 때 자신의 인권이 가장 침해당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가 6월26일∼7월7일 수도권 인문계 중ㆍ고등학교 재학생 2천4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87%가 공부를 못한다고 무시할 때 가장 인권을 침해당한다고 답했다.

체벌시 학생의 의견을 듣지 않을 때(86.3%)와 학생의 건의나 의견을 교사가 묵살할 때(86.2%)도 인권을 침해당한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학교에서 체벌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10명 중 8명꼴인 78.7%인 반면 가정에서 체벌을 경험한 응답자는 절반 가량인 55.7%였다.

가정에서 받은 체벌은 응답자 17.8%만 지나치다고 답한 반면 학교에서 받은 체벌의 경우 응답자의 43.1%가 지나치다고 답해 대조를 이뤘다.

학업이나 성적, 인생진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답변이 각각 87.7%와 83.5%로 높게 나타난 반면 외모(51.9%)나 이성교제(29.1%)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답변은 비교적 낮았다.

연구소는 26일 "학생의 인권 의식은 성장했지만 인권 침해 요소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려면 구성원 스스로 인권을 바르게 인식하고 실천할 수 있는 교육적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며 학생인권과 자치에 관한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전교조와 21세기청소년공동체희망 등 교육ㆍ시민단체 16개로 구성된 '아이들살리기운동본부'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발족식을 가졌으며 발족식에 앞서 이런 내용을 발표하고 토론을 벌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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