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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골퍼가 바꾼 시장…백화점은 전문관, 홈쇼핑선 레슨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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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골퍼들이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면서 백화점 골프 매장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사진 롯데쇼핑]

젊은 골퍼들이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면서 백화점 골프 매장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사진 롯데쇼핑]

서울 구로구에서 일하는 직장인 윤모(35)씨는 요즘 인터넷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골프웨어를 구경하는 재미에 빠졌다. 윤씨는 지난해 골프 레슨을 같이 받아 보자는 직장 동기의 제안으로 골프에 입문한 뒤 가끔 필드에 나간다. 그는 23일 “매번 똑같은 옷을 입을 수는 없어 고민”이라며 “다른 골퍼가 어떻게 입는지에 관심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올해는 ‘영 골퍼’다. 젊은 골퍼가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큰 손’으로 부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골프에 입문하는 이가 많아지면서다. 이들은 자신들의 개성을 뽐내는 데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백화점부터 홈쇼핑·호텔 업계까지 이들을 겨냥해 바쁘게 움직이는 이유다.

롯데백화점의 골프 상품군 매출에서 2040세대의 구성비는 2017년 36%에서 올해 40%로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역시 올해(1월 1일~5월 22일) 골프 매출이 136% 늘었는데 이 가운데 20대와 30대는 각각 147%, 153%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골프에 입문한 영 골퍼의 직접 구매 효과가 기존 골프를 즐기던 시니어 세대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 거래액 220%씩 늘어…스타일링도 강의  

롯데백화점은 24일 영 골퍼를 위한 온라인 전문관 ‘골프 Y 클럽’(Golf.y.club)을 연다. 트렌디하고 남다른 골프웨어를 찾는 여성 골퍼를 겨냥해 22개 브랜드를 한곳에 모았다. 향후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 전문기업 한섬은 지난 3월엔 ‘타미힐피거’ 골프 라인을 선보였다. 지난달에는 영캐주얼 브랜드 SJYP를 통해 2030 세대 여성 골퍼를 겨냥한 ‘골프 라인 컬렉션’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도 점포별로 골프 부상 예방 스트레칭이나 비거리 향상을 위한 코어 트레이닝 등 골프 입문자를 위한 다양한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이 만든 골프 전문 온라인 셀렉숍 ‘더카트골프’는 최근 모바일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론칭 1년 만에 누적 회원 수가 300% 늘고, 전년 대비 월평균 거래액은 220%씩 급성장하면서다. 다음 달엔 ‘잇츠마이골프’ 카테고리를 신설해 골프 브랜드 종사자의 다양한 이야기와 스타일링 팁을 소개한다. 비비안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패션 마스크도 내놨다.

홈쇼핑선 레슨권 “1회 방송에 12억원”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는 비즈니스 스위트룸을 미니 골프장으로 꾸며 ‘피브비와 떠나는 봄날의 라운딩 패키지’를 출시했다. [사진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는 비즈니스 스위트룸을 미니 골프장으로 꾸며 ‘피브비와 떠나는 봄날의 라운딩 패키지’를 출시했다. [사진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

골프 관련 시장은 편의점과 홈쇼핑까지 뻗어 나가고 있다. 롯데홈쇼핑이 지난해 10월 론칭한 골프 전문 프로그램 ‘선데이 굿샷’은 매회 1만 세트 넘게 팔렸다. 지난달엔 스크린 골프업체 골프존의 아카데미 이용권 패키지를 업계 최초로 판매한 결과 상담 예약만 1600건(12억원 상당)이 이뤄졌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전국 골프존 아카데미 레슨 회원이 현재 포화 상태”라고 전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골프존 모바일 골프문화상품권’을 판매 중이다.

호텔업계에서도 골프를 접목한 ‘골캉스’(골프+호캉스)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삼성동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는 일반 객실의 두 배 크기인 비즈니스 스위트룸을 미니 골프장으로 꾸민 콘셉트 룸과 호텔 내 실내골프장 레슨권으로 구성한 ‘피브비와 떠나는 봄날의 라운딩 패키지’를 선보였다.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제주의 ‘딜라이트 골프 라이프 패키지’는 수익금 일부를 유엔난민기구에 기부하는 상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030세대가 골프 입문으로 골프 시장 자체가 확대돼 패션과 여가까지 소비 트렌드 자체가 젊은 감성에 맞춰 함께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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