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츠랩]골프 열풍에 웃는 이 회사, BTS 러닝화 신고 날아갈까?

중앙일보

입력 2021.05.23 09:00

업데이트 2021.08.09 14:07

국내 사모펀드(PEF)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가 글로벌 골프용품 업체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했습니다. 17억 달러(1조9000억원)나 주고 샀는데도 괜찮은 투자란 평가가 많네요. 워낙 인지도가 있는 브랜드인 데다 코로나 때문에 야외 스포츠인 골프의 인기가 급상승한 영향도 있습니다. 이번 인수로 글로벌 골프 브랜드 빅3 가운데 2개를 한국이 보유하게 됐습니다. 1위 타이틀리스트(회사명 아쿠시네트)도 최대주주(52%)가 국내기업이거든요. 바로 휠라!!

휠라홀딩스

글로벌 1위 골프 브랜드 타이틀리스트가 효자

소비 회복세에 2년 간 부진했던 주가도 반등

본업인 신발, 러닝화 시리즈 내놓고 승부수

휠라 모델 BTS. 휠라 홈페이지

휠라 모델 BTS. 휠라 홈페이지

1분기 휠라홀딩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883억원, 1836억원. 전년 동기 대비 25%, 174% 증가했는데요. 증권사의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대략 1100억원 정도였으니 그야말로 어닝 서프라이즈. 그 중심에 바로 아쿠시네트가 있습니다. 아쿠시네트 매출은 분기 최대, 이익은 400% 이상 증가. 1분기에만 1300억원 이상 벌어들였다는! 골프용품, 의류 모두 잘 팔린 덕입니다.

역사 공부부터 좀 해볼까요. 휠라는 100년 넘은 이탈리아 브랜드. 원래는 속옷이 주력이었는데 피아트(이탈리아 자동차 기업)가 인수한 뒤 스포츠웨어가 센터가 됐습니다. 한국에 좀 팔려고 1991년 휠라 코리아를 만들었는데 2007년 아예 글로벌 사업권을 인수! 지점으로 시작했다가 주인이 된 거죠. 2011년엔 여러 재무적 투자자(FI)와 손잡고 약 12억 달러에 아쿠시네트를 사들였죠. 당시엔 무리한 투자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는데 아유~ 이런 게 바로 신의 한 수!!

셔터스톡

셔터스톡

아쿠시네트는 2016년에 미국에 상장한 뒤, 휠라홀딩스 자회사로 편입! 이 파워가 얼마나 대단하냐. 지난해 기준 홀딩스 전체 매출의 61%(1조8975억원)가 바로 아쿠시네트의 몫. 골프를 즐긴다면 타이틀리스트의 명성을 잘 알 텐데요. 골프공만 해도 전 세계 프로선수의 3분의 2가 이 제품을 사용! 골프공 매출이 전체의 32%. 또 다른 브랜드 풋조이는 신발과 장갑으로 1위.

옷이야 이것저것 살 수 있지만, 공이나 클럽, 장비 등은 나름의 기술의 영역이라 선호가 잘 바뀌지 않습니다. 소위 검증이 끝난, 좋은 제품을 쓰려는 욕구(타이거 우즈가 쓰면 나도 타이거처럼 칠 거 같은?) 때문이죠. 아쿠시네트가 비교적 경기를 덜 타고, 매년 3~5% 정도 꾸준히 성장하는 비결인데요. 미국 52%, 한국 15%, 유럽(중동, 아프리카 포함) 14% 등 지역별 균형이 잘 맞는 것도 강점. 골프 열풍이 부는 한국에선 코로나 와중에도 매출이 증가!

타이틀리스트. 셔터스톡

타이틀리스트. 셔터스톡

그리 주목받지 못했던 휠라홀딩스(2019년까진 휠라코리아) 주가가 달리기 시작한 건 2018년. 2만원에 못 미쳤던 주가가 1년 반 만에 8만원대까지 초고속 상승했는데 브랜드 리뉴얼(좀 젊어지긴 함) 효과로 한국과 미국에서 정말 잘 팔렸습니다. 어글리슈즈라 불린 ‘디스럽터2’의 대박도 기억나네요. 하지만 연타석 홈런은 치지 못했죠.

코로나발 경기 부진이 겹치면서 내내 부진했는데 최근 실적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5만원대 회복. 아쿠시네트는 큰 변수가 없는 한 당분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갈 거로 보입니다. 본업도 지난해보다는 좋은 성적이 기대!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과 미국이 각각 5000억원 정도의 매출인데 지난해 워낙 부진했던 터라 기저효과를 기대할 만합니다. 미국만 해도 지난해 의류와 신발 소매 판매액이 약 30%씩 감소! 이미 곳곳에서 지갑 열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경기 회복세만으로도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휠라의 제품별 매출 비중을 보면 신발이 55%, 의류가 37%입니다. 의류 비중이 60%에 달했던 과거와 달라진 점이죠. 미국에서는 매출의 80%가 신발! 휠라도 알고 있습니다. 그냥 평소에 신는 것만으로는 부족. 올해는 러닝화, 테니스화 같은 기능성 신발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중인데 지난 4월 출시한 러닝화 뉴런이 주력!

일단 단거리용 ‘뉴런3’, 중거리용 ‘뉴런5’를 먼저 내놨는데 가격 경쟁력(10만원 이하)이 있어 기대해 볼 만하다는 평가입니다. 게다가 광고 모델이 무려 BTS!!!! 지난해 7월 업계 최고 대우를 약속하고 귀하게 모셨다는 후문인데요. 뉴런을 착용한 영상이 공개되자 벌써 반응이 뜨겁네요. 얼마 전 공개한 여름 컬렉션도 대박 조짐!! (팬들이 하나씩만 사주면????)

이익 측면에서 로열티 수익도 있습니다. 휠라는 현재 약 50개 국가의 현지 파트너로부터 매출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받는데 2019년 800억 수준까지 뛰었던 로열티 매출이 지난해 21%나 감소. 물론 코로나 때문! 다행히 올해는 소폭 증가할 거로 보입니다.

중국 상하이 휠라 매장. 연합뉴스

중국 상하이 휠라 매장. 연합뉴스

중국에는 안타스포츠와의 합작법인이 있는데요. 다른 나라와 달리 안타스포츠가 상표권, 운영권을 다 가지고 있어서 로열티 대신 디자인수수료(지난해 475억원)와 지분법 이익(15%, 426억원)이 발생. 중국은 1분기에만 의류, 신발 소매판매가 53%나 증가했다는군요. 중국에선 프리미엄 브랜드, 고가 전략을 주로 쓰는 건 안 비밀!

휠라의 현재 주가는 코로나 발생 직전인 2020년 1월과 거의 비슷(그것도 최근 반등 덕)합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40% 이상 상승했으니 상대적으로 재미를 못 봤던 거죠. 탁 치고 나가려면 아쿠시네트는 그럭저럭한다 치고 본업에서도 대박이 하나 터져줘야 합니다. 러닝화 계열은 선두주자의 입지가 확고해 쉽지 않은 경쟁이 될 겁니다. 해외 사업이 많기 때문에 환율도 변수!!

결론적으로 6개월 뒤:

BTS를 쓰고도 안 팔리면 회사가 잘못한 것!

이 기사는 5월 21일 발행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maily.so/antslab)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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