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꿀빨지말고 韓 돌아가" 아픈 유학생에 폭언한 日강사

중앙일보

입력 2021.05.20 20:57

업데이트 2021.05.21 10:53

일본 도쿄 신주쿠의 거리. EPA=연합뉴스

일본 도쿄 신주쿠의 거리. EPA=연합뉴스

일본에 유학 중인 한국 학생의 병원 진료에 대해 어학원 일본인 강사가 "(일본에서 진료를 받는 것은) 일본의 돈·세금을 빨아 먹고 있는 것"이라며 "아프면 모국으로 돌아가라"고 했다는 주장이 온라인 청원사이트에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한국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2018년 9월 일본에 유학 간 한국인 여학생 A씨는 여성 강사로부터 문제의 발언을 들었다. A씨는 고교 시설부터 우울증과 공황장애 증상으로 약을 복용해왔다. 약 부작용으로 수업 중 졸거나 결석해 어학원 측의 주의를 받은 후 자신의 지병에 관한 이해를 구했다가 이러한 일을 당했다.

[체인지 홈페이지 캡처]

[체인지 홈페이지 캡처]

A씨는 일본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에 있는 도쿄국제일본어학원의 강사가 지난해 1월 정신질환이 있는 학생에게 '일본의 병원에 다니는 것은 폐를 끼치는 일이니 아프면 귀국하라'는 말을 했다며, 해당 강사를 해고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라고 청원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도 주장했다.

그는 "해당 강사가 학생에게 의료서비스를 노리고 일본에 온 '나쁜 사람들'이 많다며 '아프면 모국으로 돌아가세요'라고 말했다"며, 외국인이 유학 비자를 이용해 일본에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사회 문제로 취급했다고 밝혔다.

또 "강사가 '통원이 필요하다'는 학생의 설명을 부정하고 편견을 드러내며 일방적으로 괴롭혔다"며 "장애를 이유로 학생의 배울 권리를 부정하고 외국인이니 의료 서비스를 받으려면 귀국하라고 촉구하는 것은 명확한 장애인 차별, 외국인 차별"이라고 덧붙였다. 5000명을 목표로 한 해당 청원은 현재 3000여명의 지지를 얻었다.

한편 A학생은 결국 지난해 2월 일본 의료기관에서 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을 받아 진단서를 어학원에 제출했다. 해당 강사는 지난 3월 A씨에게 전화로 사과했지만, 당시 발언에 차별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주장을 했다고 한다.

해당 어학원 원장은 "인간은, 특히 여성은 발끈 화가 난 경우 꽤 강하게 이야기를 한다"고 주장하며, 출석률이 낮으면 비자를 갱신할 수 없으므로 아프면 귀국하라는 취지였기에 차별은 아니라고 교도통신에 밝혔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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