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동료 블랙리스트’ 작성 전 MBC 영상기자에 “해고 적법”

중앙일보

입력 2021.05.20 17:55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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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과거 동료들의 ‘회사 충성도 평가’ 문건을 작성한 영상기자를 해고한 MBC 조치가 징계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0일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전 MBC 영상기자 A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 확인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A씨는 회사 충성도와 노조 참여도 등을 기준으로 동료 영상기자의 성향을 4등급으로 분류한 문건을 만든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2018년 5월 해고됐다.

회사 측은 A씨의 해고 사유로 복무 질서를 어지럽힌 점, 문건에 기초한 ‘인사이동안’을 인사권자에게 보고해 부당 노동행위에 가담한 점, 문건을 다른 사람과 공유해 명예훼손죄·모욕죄에 해당하는 불법행위를 저지른 점 등 3가지를 제시했다.

1심은 3가지 해고 사유 중 인사이동안을 보고한 부분은 사실관계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는다고 봤지만 나머지 2건의 사유만으로도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2심은 A씨가 문건을 다른 사람과 공유했다고 해서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며 세 번째 사유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3가지 해고 사유 중 2개 사유가 인정되지 않은 만큼 징계권이 일탈·남용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해고는 무효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2심 판단은 대법원에서 다시 뒤집혔다.

재판부는 징계 사유 중 ‘명예훼손죄·모욕죄에 해당하는 불법행위’라는 표현을 형법상 범죄에 해당해야 징계를 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또 사측의취업규칙상 민·형사상 불법행위만이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는 규정도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A씨의 비위행위가 모욕죄나 명예훼손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징계사유를 인정하지 않은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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