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약 등 보험약값 대폭 재조정`

중앙일보

입력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과 오리지널 약을 복제(카피)한 제네릭 의약품의 보험약값을 대폭 재조정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제네릭 의약품이란 오리지널 약의 특허가 만료돼 다른 제약사가 공개된 기술을 이용해 오리지널 약과 같은 효능을 갖도록 만든 약으로 카피약 또는 복제약으로도 불린다.

1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건강보험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일환으로 특허가 끝난 오리지널 약의 보험약값을 재조정하기로 했다. 또 오리지널 약 보험약값의 최고 80% 수준에서 책정된 제네릭 의약품의 보험약값도 큰 폭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이는 건강보험에서 지출되는 약제비의 비중을 낮추기 위한 고육지책의 하나다.

지난해 기준으로 약제비는 건강보험 총진료비 24조8천억원 가운데 7조2천억원으로 29.2%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비중이 크다

복지부는 특허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경우 보험약값을 지금보다 10∼20% 정도 인하하고 이에 연동해 제네릭 의약품의 보험약값도 크게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오리지널 의약품의 보험약값을 100원이라고 치면, 제네릭 의약품은 보험약으로 등재되는 순서에 따라 처음 5개 제네릭 의약품의 보험약값은 80원에 결정된다.

보험약 목록에 오르면 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에 가입한 환자를 대신해 약값을 지급하게 된다. 그래서 제약사들은 자사 의약품의 보험약값을 높게 받기 위해 보건당국과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를 벌이기 일쑤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그동안 보험약으로 인정받은 의약품의 경우 3년 마다 실시되는 약값 재평가 이외에는 보험약값을 조정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 보험약 등재 이후 시간이 많이 흘러 특허가 만료된 이후에도 거의 가격변화 없이 그대로 유지돼 왔던 게 사실"이라며 "시대변화에 맞게 합리적으로 보험약의 약값을 재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리지널 약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뿐 아니라 제네릭 의약품에 주력하고 있는 국내 제약사 등 국내외 제약업계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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