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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접종 '가짜 증명서' 급증…SNS 통한 판매처 1200곳 달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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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행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기록카드의 모습. [AP=연합뉴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행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기록카드의 모습.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증명서나 백신 접종 증명서를 위조해 특정 브라우저로만 접속 가능한 비밀 웹사이트인 '다크웹'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판매하는 업체가 전 세계적으로 1200개에 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가짜 백신과 검사 인증서를 광고하는 숨겨진 전염병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며 "백신 반대론자들과 빈곤 국가에서 영국으로 입국하려는 사람들이 가짜 증명서를 구매하려는 수요의 상당수를 차지한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세계 1위 사이버 보안 기업인 이스라엘 체크포인트(Check Point)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지난해 11월까지 약 20개의 판매처를 발견했는데 올해 1월에는 600개, 3월에는 120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들은 주로 가짜 검사증명서와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행한 접종 증명서를 위조해 다크웹이나 모바일 메시지 앱인 왓츠앱, 텔레그램 등을 통해 판로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 프랑스, 독일, 스위스, 스웨덴, 멕시코, 호주 등에서 약 25파운드(약 4만원)에 가짜 증명서를 판매하고 있으며, 마침표·쉼표 등의 차이를 제외하면 원본과 다름없는 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크웹에서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도 판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체크포인트의 취약제품 연구 책임자인 오데드 바누누는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다크웹이 코로나19 관련 제품의 공급 채널을 생산하는 것을 목격해왔다"며 "처음에는 마스크나 방호복 등 부족 물품을 제공했으며 치료제도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바누누는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산 시노백과 러시아산 스푸트니크V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는 판매자들이 등장했다며 뒤이어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도 거래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화이자·모더나 백신의 초저온유통(콜드체인) 및 보관 문제로 인해 이들이 판매하는 제품의 진품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음 달 21일부터 코로나19로 인한 모든 봉쇄조치를 완전히 해제할 예정인 영국의 경우 하루 평균 100명 이상이 가짜 증명서를 이용해 부정 입국을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국경수비대 관계자는 "가짜 코로나19 검사 증명서를 소지한 채 입국하려다 적발된 여행객의 대다수는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 등 빈곤국 출신"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접종 증명서를 촬영해 SNS에 올리는 사람들이 의도치 않게 가짜 백신 증명서 제작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누누는 "개인의 백신 접종 현황을 기록하는 공식 글로벌 데이터베이스가 없다면 증명서는 가짜와 위조에 계속 노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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