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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독주냐, 3강 체제냐…'될 사람 민다'는 그곳에 달렸다

중앙일보

입력

차기 대선이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 대선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대선 출마가 확실시되는 주자는 모두 7명이다. 선두 그룹인 이ㆍ이ㆍ정(이재명 경기지사,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을 필두로, 박용진 의원과 양승조 충남지사가 각각 지난 9일과 12일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광재ㆍ김두관 의원도 조만간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그동안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 생)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인영 통일부 장관, 현역 광역단체장인 김경수 경남지사와 최문순 강원지사, 그리고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잠재 후보군으로 거론됐으나, 현재로선 추 전 장관을 제외하곤 레이스에서 멀어졌다는 게 당 안팎의 평가다.

왼쪽부터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세균 전 국무총리. 연합뉴스

왼쪽부터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세균 전 국무총리. 연합뉴스

현재의 지지율로 7명의 현 상황을 따져보면 이재명 지사가 선두를 달리고,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가 뒤따르는 ‘1강 2중 4약’ 구도다. 지난 8~11일 쿠키뉴스의 의뢰를 받아 한길리서치가 조사한 민주당 대선 주자 지지율은 이재명(32.3%)-이낙연(15.4%)-정세균(5.0%) 순이었다. 이어 박용진(3.8%),김두관(1.1%),이광재(0.4%)였고, 양승조 지사는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현재의 구도가 계속 이어질지 요동칠지, 향후 구도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상은 대략 3가지 정도로 갈린다.

①1강 2중 4약=우선 다수의 전문가는 현재의 구도가 계속 이어질 거라 전망한다. 근거는 4개월 넘게 기복 없이 이어지고 있는 현재의 지지율 흐름이다. '호남'출신으로 오랜 정치 역정속에서 조직력을 키워온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호시탐탐 추격을 노리겠지만, 기본적으론 이 지사의 독주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상암연구센터에서 열린 민주평화광장 출범식에 이재명(앞줄 오른쪽 네번째) 경기지사와 조정식(앞줄 오른쪽 다섯번째) 의원, 이종석(앞줄 오른쪽 세번째) 전 통일부 장관 등이 참여해 필승을 외치고 있다. 조정식 의원은 이해찬계로 꼽히고, 이종석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에서 일했다. 오종택 기자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상암연구센터에서 열린 민주평화광장 출범식에 이재명(앞줄 오른쪽 네번째) 경기지사와 조정식(앞줄 오른쪽 다섯번째) 의원, 이종석(앞줄 오른쪽 세번째) 전 통일부 장관 등이 참여해 필승을 외치고 있다. 조정식 의원은 이해찬계로 꼽히고, 이종석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에서 일했다. 오종택 기자

이 지사의 지속적인 강세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특히 친문·친노 인사들을 향한 이 지사의 공격적인 외연 확장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이진곤 경희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중앙일보에 “일단 대세론이 형성되면, 대통령이 나서더라도 구도가 잘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②3강 4약=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이 지사를 추격할 가능성에 주목하는 견해다. “이 전 대표의 경우 경쟁력이나 잠재력에 비해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장성철 공감과논쟁 대표), “출발이 늦은 정 전 총리는 지지율이 아직 궤도에 오르지 않았다”(이진곤 교수)는 평가가 여기에 해당된다.
두 사람의 '믿는 구석'은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층인 호남이다. “될 사람에 표를 몰아준다”는 표현대로 호남 유권자들은 그동안 전략적 투표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PK(부산·경남)출신인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전북 출신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역시 호남에서의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대통령 후보직을 따냈다.

지난 13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낙연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 나란히 참석한 모습. 오종택 기자

지난 13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낙연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 나란히 참석한 모습. 오종택 기자

최근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호남쟁탈전에 사활을 거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각각 전남(이낙연)과 전북(정세균)출신인 두 사람 중 한 사람에게 호남이 몰표를 준다면 경선 구도가 요동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아직 ‘될 사람’을 정하지 못한 호남 민심 향배가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구도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③1강 다약=대선이 가까워질수록 1위 주자인 이 지사에 대한 쏠림 현상이 뚜렷해질 거란 견해다.  “야권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높은데, 정권 재창출을 위해 좋든 싫든 가장 유력한 대항마를 밀지 않겠느냐”(수도권 초선 의원)는 것이다.

대표적 친노 인사인 이광재 의원. 연합뉴스

대표적 친노 인사인 이광재 의원. 연합뉴스

이런 의견을 피력하는 이들은 "뚜렷한 친문 후보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란 이유를 댄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표가 여러 명에게 분산되면서 이 지사가 독주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당초 '친문 적자'로 꼽혔던 김경수 경남지사는 ‘드루킹 댓글 사건’ 에 연루되면서 출마 가능성이 작아졌다. 최진 원장은 “친문세력이 여러 후보 진영으로 흩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 이들이 다시 똘똘 뭉쳐 한 후보를 미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김보담 인턴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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