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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윈도 부부였나…빌 게이츠 "사랑 없는 결혼이었다" 토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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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과 멀린다 게이츠 부부가 2017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은 뒤 엘리제궁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EPA=연합뉴스]

빌과 멀린다 게이츠 부부가 2017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은 뒤 엘리제궁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EPA=연합뉴스]

최근 이혼을 발표한 빌 게이츠(65)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부인 멀린다(56)와의 결혼 생활을 '사랑 없는(loveless)' 관계로 주위 사람들에게 묘사했다고 뉴욕포스트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포스트 "빌, 골프 친구들에게 결혼 생활 어려움 토로" #"멀린다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 이혼 망설인 것으로 알려져"

빌은 이혼 소식을 발표하기 훨씬 전부터 함께 골프 치는 친구들에게 멀린다와의 결혼 생활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 소식통은 뉴욕포스트에 "빌은 골프장에서는 가까운 친구들에게 속 얘기를 했다"면서 "애정 없는(loveless) 결혼이었고, 끝난 지 상당 시간 됐으며, 별거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게이츠는 유명한 골프 매니어다. 멀린다와의 결혼식도 1994년 하와이 매네레 베이 호텔 골프장에서 열었다.

이혼 발표 후 마음을 추스르고 있는 곳도 골프장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은 게이츠가 이혼 발표 후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고급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며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게이츠 부부는 지난 3일 트위터에 게재한 공동 성명을 통해 이혼 소식을 전했으며, 사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두 사람의 결별 원인을 두고 폭로성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빌이멀린다와 사귀기 전 소프트웨어 기업가이자 벤처투자자인 앤 윈블래드와 사귀었고, 결혼 후에도 강한 유대 관계를 유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빌과윈블래드는 1987년 헤어졌고, 이후 MS에 입사한 멀린다와 교제를 시작했지만 윈블랜드와 연락을 계속해서 주고받았다고 한다.

빌은멀린다와 결혼하기 전 윈블래드에게 미리 허락을 구했다고 과거 타임 인터뷰에서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결혼 후에도 매년 봄 한 차례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윈블래드의 해안가 집에서 주말을 함께 보내왔다는 증언도 나왔다.

빌 게이츠가 2012년 시애틀에 세운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방문자 센터 소개 행사에서 아내 멀린다가 기자들에게 말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빌 게이츠가 2012년 시애틀에 세운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방문자 센터 소개 행사에서 아내 멀린다가 기자들에게 말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멀린다 게이츠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여서 이혼 결심이 쉽지 않았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소식통은 멀린다가 바티칸으로부터 혼인 무효 선언을 받고 싶어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멀린다 게이츠는 남편 빌이 어린이 대상 성범죄를 일삼은 백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어울린 사실이 2019년 언론 보도로 공개되자 크게 화를 냈고, 그 이후 이혼 변호사들과 상담에 들어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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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빌은 2011년 엡스타인을 처음 만났다. 그 후 여러 차례 엡스타인의 맨해튼 저택에서 함께 어울렸으며, 밤늦게까지 있었던 적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빌은 2013년 엡스타인 소유 전용기를 타고 플로리다로 날아간 것으로도 확인됐다. 엡스타인 전용기는 어린 소녀들을 실어나르며 성 착취와 성매매를 알선하는 데 쓰이기도 해 '롤리타 익스프레스(Lolita Express)'라는 별칭으로 불렸다고 NYT가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빌 게이츠의 대변인인 브리짓 아널드는 게이츠와 엡스타인은 자선 사업을 논의하기 위해 여러 차례 만났다고 해명했다. 아널드는 2019년 "빌 게이츠는 엡스타인과의 모든 만남을 후회하고 있으며, 그렇게 한 것은 판단 실수라고 인정한다"고 밝혔다.

엡스타인은 2019년 7월 소아 성매매 등 혐의로 체포됐으며, 8월 감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결론지었지만, 엡스타인 변호인 측은 타살이라고 주장한다. 그가 숨진 날 저녁 감방 동료가 전출 나가 목격자가 없고, 간수 2명이 모두 잠드는 바람에 30분에 한 번씩 하는 점검이 이뤄지지 않았고, 감방 앞 CCTV가 고장 나 영상 녹화가 안 된 점 등이 모두 미심쩍다는 것이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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