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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릴라·빙그레우스…용진이형도 꽂힌 ‘유통 부캐 열풍’ 왜

중앙일보

입력

유통업계에 ‘부캐’(제2의 캐릭터) 열풍이 불고 있다. SNS와 트렌드에 친숙한 10·20세대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위해 새로운 얼굴 발굴이 한창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캐 열풍에 대해 “부캐를 활용한 마케팅은 비용 대비 효율이 높다. 고객들이 친밀하고 신선하게 여겨 캐릭터 사업 등 활용 여지도 맍다"고 말했다.

신세계, '화성에서 온 아기 고릴라'-제이릴라

지난달 4일 신세계푸드 캐릭터 제이릴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사진. 제이릴라(오른쪽)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지난달 4일 신세계푸드 캐릭터 제이릴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사진. 제이릴라(오른쪽)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제이릴라’는 설정상 화성에서 태어난 아기 고릴라다. 화성을 탈출한 뒤에는 한국 인천 SSG랜더스필드에 불시착했다. 아직 지구 생활에는 적응 중이다. 친해진 인간 중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방송인 노홍철씨 등이 있다. 야구와 빵을 좋아한다.“닮은꼴 찾음.” (지난달 4일, ‘제이릴라’ 인스타그램)

신세계는 지난달 이 같은 배경의 제이릴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운영을 시작했다. 공개 당시부터 제이릴라는 정 부회장과 비슷한 생김새와 이름(로마자 알파벳 제이(J)+고릴라)으로 화제를 끌었다. ‘정 부회장 헌정 캐릭터’라는 추측도 나왔다.

제이릴라. [사진 신세계푸드]

제이릴라. [사진 신세계푸드]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에서 제이릴라를 수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짜증 나는 고릴라”라거나 “나랑 하나도 안 닮았다”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일부러 입소문을 내고 있다. 제이릴라가 정 부회장을 모티프로 만들어진 캐릭터라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했다.

신세계푸드는 제이릴라를 활용한 IP(지적재산) 사업도 적극 펼치고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다양한 신사업을 진행하면서 소비자들에게 거부감을 없애고, 친밀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제이릴라를 활용할 것”이라며 “식품, 외식 등에 한정 짓지 않고 이모티콘·굿즈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롯데百, '사라진 아이들을 찾아라'-오떼르

롯데백화점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오떼르'. 사진 유튜브 캡쳐

롯데백화점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오떼르'. 사진 유튜브 캡쳐

롯데백화점은 지난 2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채널 ‘오떼르’를 개설하며 ‘르쏘공 왕국’이라는 가상 세계관을 내놨다. 이름은 롯데백화점 본점이 위치한 서울 소공동에서 따온 것이다. 아이들이 사라진 왕국에 젊은이들을 데려오면 일종의 훈장인 ‘오떼르’를 받는다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 유튜브에선 아이돌그룹 이달의소녀 '츄'(본명 김지우)를, 인스타그램에선 독립적인 2D 캐릭터 ‘휴’를 모델로 내세웠다. 유튜브는 주로 츄가 백화점 음식을 탐방하거나 일일 인턴을 체험하는 등 웹 예능 형식으로 진행된다. 인스타그램은 주로 유튜브 영상 내용을 사전 예고하거나 이벤트를 알리는 등의 역할이다. 지난 5일부로 시즌1을 끝낸 오떼르 유튜브 채널은 지금까지 누적 시청 횟수 140만회 이상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인스타그램 채널 2D 캐릭터인 '휴 공주'. 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롯데백화점 인스타그램 채널 2D 캐릭터인 '휴 공주'. 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오떼르는 팀원 전체가 MZ세대(20·30세대)로만 구성된 ‘MZ프로젝트팀’이 내놓은 기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앞서 지난해 7월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목표 아래 오떼르팀을 신설했다. 롯데백화점 MZ프로젝트팀 관계자는 “판타지적인 요소를 넣고, 10·20세대가 친숙하게 느끼는 츄를 모델로 섭외해 백화점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앞으로 유튜브 오떼르 시즌2를 시작하고 인스타그램 채널을 독립적으로 육성해 소비자 호응 여부에 따라 캐릭터 상품 등도 출시할 예정이다.

빙그레, '빙그레 왕국'-빙그레우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2월 조선 시대 거상 컨셉의 가상 캐릭터 ‘심삿갖’(신세계면세점 초성을 활용해 만든 이름)’을 공식 SNS채널 운영 담당자로 선보이기도 했다. 바나나맛 우유로 유명한 빙그레 역시 인스타그램에 ‘빙그레 왕국’의 왕자라는 설정의 ‘빙그레우스’를 비롯해 자사 제품을 의인화한 캐릭터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중이다.

'빙그레 왕국'의 왕위 계승자라는 설정의 캐릭터 '빙그레우스' [사진 빙그레=연합뉴스]

'빙그레 왕국'의 왕위 계승자라는 설정의 캐릭터 '빙그레우스' [사진 빙그레=연합뉴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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