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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전날 삼성전자 또 호출…거센 美 투자 압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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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2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열린 '반도체 CEO 서밋'에서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2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열린 '반도체 CEO 서밋'에서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이어, 이번엔 미 상무부가 삼성전자를 호출했다. 오늘 20일(현지시간) 삼성전자 등을 초청해 두 번째 ‘반도체 서밋’을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이튿날인 21일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현지 투자에 대한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나 러만도 미 상무부 장관은 오는 20일 반도체 제조업체와 반도체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 자동차 메이커, 정보기술(IT) 업체 등을 불러 회담을 연다. 상무부는 초청장에서 “반도체와 공급망 문제에 관한 열린 대화를 목표로 반도체 공급자와 소비자를 한자리에 모으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전자와 미국 인텔·구글·아마존·제너럴모터스·포드, 대만 TSMC 등이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지난달 12일 열린 첫 번째 반도체 서밋에도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참석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 보이면서 참석 기업을 대상으로 미국 내 투자를 요청했다. 바이든 정부는 반도체 분야에만 500억 달러(약 56조원)의 예산을 책정한 상태다.

당시 함께 참석했던 인텔과 TSMC 등이 즉각적으로 투자 계획을 발표했던 것과는 달리 삼성전자는 현재까지도 미국 내 신규 투자에 대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대 170억 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여 오스틴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을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아직 최종 결단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20일 예정인 두 번째 ‘반도체 서밋’과 뒤이어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삼성전자가 어떤 입장을 밝힐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내 반도체 생산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은 대만 TSMC를 불러들여 미국에서 반도체 생산을 늘리고 있다. TSMC는 파운드리 공장을 3년 내 6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중앙일보 그래픽]

미국내 반도체 생산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은 대만 TSMC를 불러들여 미국에서 반도체 생산을 늘리고 있다. TSMC는 파운드리 공장을 3년 내 6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중앙일보 그래픽]

삼성전자가 이날 서밋에서 미국 파운드리 신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할 경우, 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질 뿐 아니라 ‘반도체 동맹’을 바탕으로 한 양국의 공조관계가 더 돈독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미국 정부의 초청 여부에 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이런 배경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아예 이 부회장을 참석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11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한·미 정상회담에 참여할 기업인 대표단에 그(이 부회장)를 포함해 한국 정부의 친기업 분위기와 경제 활력 의지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도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6일엔 대한상의 등 경제 5단체가 이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당시 사면 건의서에 이름을 올렸던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오는 13일 국회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최 회장이 박병석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를 만나 사면 관련 협조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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