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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웬말이냐" 국립중앙의료원 앞 분노의 현수막, 무슨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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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국립중앙의료원에는 '원장의 의료원내 술자리 회식 웬 말이냐!!'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온라인 캡처

지난 6일 국립중앙의료원에는 '원장의 의료원내 술자리 회식 웬 말이냐!!'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온라인 캡처

국립중앙의료원 간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3차 유행이 본격화하던 지난해 12월 병원 안에서 회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6일 국립중앙의료원 앞에는 ‘원장은 코로나 모듈병원에서 와인 회식, 각성하고 반성하라’ ‘심각한 코로나 사태에 원장의 의료원 내 술자리 회식 웬 말이냐!!’는 현수막이 붙었다가 철거됐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지난해 12월 8일 의료원 안에 있는 음압 격리병동 중환자실 건물 3층 사무공간에서 정기현 의료원장과 의료원 간부 등 10여명이 모여 식사자리가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식사 자리에 와인 한병도 있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8일은 신규 환자가 670명 발생하는 등 코로나 19 3차 유행이 이어져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2.5단계로 올린 첫날이었다. 다만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는 내려지기 전이다. 의료원의 직장인 익명 게시판(블라인드)에는 “직원들도 조심스러웠던 그때 병원 관리자들은 큰 문제가 되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자리를 만든 게 안타깝다”는 비판이 나왔다. 다른 의료원 직원은 “아래층에서는 코로나 환자와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술자리에서 처방을 내렸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해당 식사 자리를 주최했다고 알려진 의료원 간부는 지난 7일 해명 글을 올렸다. 해명 글에는 “12월 8일 저녁 식사 자리는 새로 입사해 중환자실 진료를 같이 맡아 주신 선생님의 환영식을 저녁 식사로 갈음하고자 마련한 자리였으며 외부 식당에서 (모임을) 할 수도 있었지만, 중환자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어 책임자인 제가 응급상황에 대처하기로 하고 원내에서 식사자리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회식이라기보다 당시 중환자 진료실을 새로 맡은 의사가 있어 3층 회의실에서 도시락을 같이 먹으며 인사 겸 이야기를 나눈 자리였다. 대화도 격리병동 운영, 병상 회전율 같은 내용 등이 오고 갔다”며 “자리를 마련한 간부가 환영의 의미로 개인 돈을 들여 와인 한 병을 사 오긴 했으나 의료진은 술을 마시지 않았다. 외부에 알려진 것처럼 ‘와인 파티’ 같은 자리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국립중앙원 측은 보건복지부에서 감사에 나설 경우 성실하게 응하겠다고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감사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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