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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전 악몽 또 엄습…720명 탄 日크루즈선서 확진 터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에서 장기 연휴인 '골든위크'를 맞아 출항한 유람선이 선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회항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해 712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아찔한 상황으로 일본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크루즈 아스카2호서 1명 양성..이틀만에 회항 #당일 코로나19 검사 후 결과 나오기 전 출항 #긴급사태에도 여행객 급증..11일 해제 어려울듯

선내 감염이 발생해 1일 요코하마항으로 회항한 대형 크루즈선 '아스카2호' [로이터=연합뉴스]

선내 감염이 발생해 1일 요코하마항으로 회항한 대형 크루즈선 '아스카2호'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언론에 따르면 4월 29일 요코하마(橫浜)항을 출발한 대형 크루즈선인 '아스카(飛鳥) 2호'에서 60대 남성 승객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아스카 2호는 즉시 여정을 멈추고 1일 요코하마로 회항했으며,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 1명을 제외한 나머지 승객들은 모두 배에서 내려 집으로 돌아갔다.

보도에 따르면 아스카 2호에는 승객 295명, 승무원 425명이 탑승한 상태였다. 골든 위크를 맞아 지난 29일 요코하마항을 출발해 아오모리(靑森)현과 홋카이도(北海道)를 돌아 5일 요코하마로 복귀할 예정이었다.

승객과 승무원들은 출항 1주일 전 받은 코로나19 검사에서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고, 출항 당일 다시 검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 크루즈가 출항했고, 결국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회항하는 소동이 벌어진 것이다.

일본에서는 코로나19 4차 확산으로 지난달 25일부터 도쿄(東京)도와 오사카부(大阪府), 교토부(京都府), 효고(兵庫)현 등 4개 지자체에 3차 긴급사태가 선언된 상황이다. 긴급사태가 선언된 가운데도 크루즈선이 출항을 강행했으며, 당일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 출발을 해 위험한 상황을 자초한 것 등에 대해 비판이 일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한 크루즈선 아스카2호에서 1일 승객들이 내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한 크루즈선 아스카2호에서 1일 승객들이 내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에선 코로나19 확산 초기 크루즈선 내 집단 감염으로 큰 혼란을 겪은 바 있다. 지난해 2월 요코하마에 입항한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선내 감염이 발생해 712명의 확진자가, 13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긴급사태에도 공항 이용객 7.5배 증가

긴급사태가 선언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1일 전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986명으로 지난 3월 22일 2차 긴급사태가 전면 해제된 후 가장 많았다. 이날 하루 오사카부 1262명, 도쿄도 1050명, 효고현 539명, 교토부 158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긴급사태 발령 이전보다 확진자 수가 늘었다.

지난달 29일 장기 연휴인 골든위크 첫날을 맞아 도쿄 하네다 공항이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장기 연휴인 골든위크 첫날을 맞아 도쿄 하네다 공항이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AP=연합뉴스]

TBS 방송에 따르면 1일 도쿄 등 대도시의 유동인구는 전주 토요일과 비교해 40~5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하네다(羽田) 공항 이용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5배 증가했다.

긴급사태는 이달 11일까지로 예정돼있지만, 현재 확산세로 본다면 연장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하마다 아쓰오(濱田篤郞) 도쿄의대 특임교수는 2일 아사히 신문에 "연휴 중 집에 머무는 사람이 늘어 어느 정도는 감염자가 줄지도 모르지만, 11일 기한까지 (코로나19) 유행이 진정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마쓰모토 데쓰야(松本哲哉) 국제의료복지대 교수도 마이니치 신문에 "시한대로 해제하면 '해제'라는 메시지만 크게 전달돼 감염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선언은 연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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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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