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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률 OECD 꼴찌' 日 결국 자위대 동원…"남은 방법은 백신뿐"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일본에서 정부가 자위대를 동원해 백신 접종 총력전에 나선다. 도쿄(東京)와 오사카(大阪) 등 대도시에 국가가 운영하는 대형 접종소를 설치해 5월 24일부터 하루 1만명씩 모더나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다.

대도시에 대형접종소 설치..하루 1만명 접종 #국가 주도 운영..자위대 의료진 2000명 동원 #모더나 내달 승인..30일 1차분 일본 도착

29일 일본 도쿄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아사쿠사 센소지 앞 상점가를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29일 일본 도쿄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아사쿠사 센소지 앞 상점가를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29일 '골든위크' 첫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후생노동성 간부들과 만나 빠른 백신 접종 방안 등을 논의했다. 도쿄·오사카·교토(京都)·효고(兵庫) 등 4대 지자체에 세 번째 긴급사태가 발령됐음에도 감염자가 줄지 않는 상황에서 "이제 백신밖에 길이 없다"는 위기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마이니치 신문은 해석했다.

29일 일본 전국에선 5918명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확인됐다. 수도 도쿄도에서 3개월 만에 1천명을 넘어선 1027명이 나왔고, 오사카부에서는 117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일본 백신접종 OECD 최하위 

"7월까지 65세 이상 고령층(3600만명)의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일본 정부는 대형 접종소를 도쿄와 오사카 중심부에 설치해 다음 달 24일부터 운영한다. 현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실무를 지자체에 맡기고 있으나 속도가 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 주도 접종을 병행하기로 한 것이다.

도쿄의 경우는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국가시설인 오테마치(大手町) 합동청사 3호관에 접종센터가 마련된다. 도쿄·사이타마(埼玉)·가나가와(神奈川)·지바(千葉) 등 수도권 4개 광역자치단체 65세 이상 고령자를 하루에 1만 명씩 접종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 16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EPA=연합뉴스]

지난 3월 16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EPA=연합뉴스]

접종소 운영에는 의사·간호사 자격증을 가진 자위대원 2000여명이 동원된다. 현재 일본에선 화이자 백신만 접종하고 있으나, 이곳에서는 모더나 백신을 접종하게 된다. 백신 접종 총책임자인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담당상은 "화이자와 모더나의 보관 온도 등이 달라. 혼선을 막기 위해 국가 운영 접종소에서는 모더나를 위주로 접종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후생노동성은 다음 달 20일쯤 모더나 백신을 승인할 방침이다. 일본은 모더나 백신 5000만회(약 2500만명) 분을 계약한 상황이며, 이 중 일부가 30일 오전 유럽 공장에서 일본으로 도착했다고 NHK 방송 등이 전했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지난 2월 5일 후생노동성에 사용 승인을 신청했으나 아직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일본 언론은 혈전 논란 등으로 AZ 백신의 심사 항목이 늘어나 일본에서 사용 가능한 시점이 불분명하다고 전망했다.

일본은 지난 2월 17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해 27일까지 총 322만 5464회 접종했다. 전체 인구 중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한 비율은 2%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최하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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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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