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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역겹다" 단짝의 비판에, 버핏 "40만명 화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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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5월 미국 네브레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 나온 워런 버핏 회장(왼쪽)과 찰리 멍거 부회장.[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19년 5월 미국 네브레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 나온 워런 버핏 회장(왼쪽)과 찰리 멍거 부회장.[로이터=연합뉴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90)의 단짝이자 오랜 사업 파트너인 찰리 멍거(97)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이 비트코인을 두고 “역겹다”고 비판했다.

버크셔해서웨이 주총서 비트코인 질문 답변 #멍거 부회장 “납치·강탈범에나 유용한 화폐” #버핏 "40만명 중 2명만 코인 매도 의견일 것"

미국 CNBC 방송과 포브스 등에 따르면 멍거 부회장은 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온라인 연례 주주총회에서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는 비트코인 성공이 싫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비트코인을 “납치범이나 강탈범에게나 유용한 화폐” “난데없이 뚝딱 만들어진 새로운 금융 상품”이라고 평가하며 “그 빌어먹을 신개발품(비트코인)은 역겹고 문명의 이익에도 반한다”고 지적했다.

CNBC는 멍거 부회장이 비트코인이 극단적인 변동성을 갖고 있으며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점을 오랫동안 비판해왔다고 전했다. 지난 2월 데일리 저널 주총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멍거 부회장은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너무 커 교환의 매개체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나는 절대 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온라인 연례 주주총회에 참석한 워런 버핏 회장과 찰리 멍거 부회장.[로이터=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온라인 연례 주주총회에 참석한 워런 버핏 회장과 찰리 멍거 부회장.[로이터=연합뉴스]

반면 버핏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비트코인 관련 질문에 “답변을 피하겠다”고 했다. 대신 농담으로 상황을 넘겼다. 그는 “주주총회를 지켜보는 수십만 명이 비트코인을 갖고 있고 아마도 (비트코인에) 숏(매도) 입장을 가진 사람은 두 명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40만명을 화나고 불행하게 만드는 것과 2명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선택지가 있지만, 그것은 (양쪽 값이 동일하지 않은) 멍청한 등식”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버핏이 비트코인 매도자로 2명을 콕 집은 것이 자신과 멍거를 지칭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버핏 회장의 발언에 대해 포브스는 “버핏은 비트코인을 비판하면 비트코인 투자자들을 화나게 할 것이라고 농담하며 질문을 피했다”고 전했다. CNBC 방송도 “버핏은 비트코인을 사겠다는 사람을 슬프게 하지 않으려고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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