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세계 7번째로 나이많은 美할머니, 그녀가 말하는 장수 비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14세로 미국 최고령자로 등극한 델마 섯클리프 할머니. AP=연합뉴스

114세로 미국 최고령자로 등극한 델마 섯클리프 할머니. AP=연합뉴스

"걱정? 그거 해서 뭐해."

미국에서 114세 할머니가 최고령자로 등극했다. 할머니의 장수 비결은 평소 어떠한 걱정도 쌓아놓지 않는 것. 미국 노인학연구그룹(GRG)은 이 할머니가 세계에서 7번째로 나이가 많다고 밝혔다.

미국 CNN 등 현지언론은 29일(현지시간)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거주하는 114세 델마 섯클리프 할머니가 미국 내 최고령자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지난 17일 노스캐롤라이나주에 거주하던 115세 해스터 포드 할머니가 별세하며, 섯클리프 할머니가 최고령자 타이틀을 넘겨받은 것이다.

섯클리프 할머니는 자신이 미국 최고령자 타이틀을 받게 됐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한다. 평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1906년 10월 1일에 태어난 할머니는 지난 29일까지 4만1850일(114년 6개월 28일)을 살았다. 같은 해 태어난 인사로는 중국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 푸이(溥儀)와 독일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 등이 있다.

현지에선 최고령 할머니의 생애와 장수 비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할머니는 17살에 결혼했고, 40여년간 함께 살았던 남편은 70년대 초 먼저 세상을 떴다. 슬하에 자녀는 없었다. 두 번의 유방암 수술을 받았지만 건강을 회복했다. 할머니의 오랜 친구이자 후견인인 루엘라 메이슨은 "섯클리프 할머니가 담배를 피우지 않고, 출산을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이 건강의 비결같다"고 말했다.

성격도 낙천적이다. 평소 "걱정하지 마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고 한다. 4년 전 현재 거주하는 요양시설에 입주했는데, 그전까진 건강을 챙기기위해 운동하는 습관을 가졌으며 1주일에 3회는 친구들과 카드놀이를 즐겼다고 한다. 이제 눈이 거의 보이지 않고 청력도 조금 나빠졌지만, 지인들은 "그가 여전히 영민하고 의지가 강하다"고 소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도 접종했다고 한다.

그의 장수가 유전적 영향 탓이라는 분석도 있다. 섯클리프 할머니의 2살 언니는 10년 전 106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들 자매의 나이를 합하면 현재까지 221살 114일로, 형제·자매 합산연령으론 세계에서 가장 많다.

할머니의 요즘 소원은 친구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이다. 코로나19방역 조치로 친구와 친지들을 만나지 못한 지 오래됐다고. 취재진이 그를 찾았을 때도 "나랑 같이 밥 먹을 수 있어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취재진은 "우리는 방역수칙을 따라야 해요"라고 거절했는데 마음이 아팠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최근 미국 내 요양시설에서 공용공간의 식사금지가 일부 완화되긴 했지만, 할머니는 아직도 자신의 방에서 혼자 식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