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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답게 일하고 싶다”…서울 시내버스 기사의 청원

중앙일보

입력

서울 시내버스 운전기사 국민청원 글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서울 시내버스 운전기사 국민청원 글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서울 시내버스 운전기사가 노선 변경으로 5시간 동안 쉬지 않고 운전을 해야 한다며 “사람답게 일하고 싶다”는 국민청원 글을 올렸다.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저는 서울 시내버스 운전기사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와 있다. 이 글은 지난 16일 게시됐고, 다음달 16일 마감된다. 이날 오후 145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자신을 “은평구 주민들의 발이 되는 서울버스 버스운수 종사자”라고 소개하며 “서울시의 행정명령이라는 미명 아래 행해지는 졸속 행정에 너무 힘들고 괴로워 글을 적게 됐다”고 밝혔다.

청원인이 글에서 밝힌 노선에 비춰보면 그가 운행하고 있는 서울 버스는 742번으로 추정된다.

청원인은 “장거리 노선은 버스를 몰아보지 않더라도 느껴지겠지만 다른 노선보다 운전 피로도가 높고, 휴식시간 보장도 어려우며 여러 가지로 근로자가 근무하기에 쉬운 여건이 안 된다”라며 “서울시에서는 일방적인 행정명령으로 원래부터 장거리 노선이라 이미 근로조건이 열악한 이 노선을 대책도 없이 10km를 더 늘려버렸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원래 3시간짜리 노선이 이제는 5시간이 소요된다”라며 “도로정체도 빈번한 서울 시내 교통 상황에 어쩔 때는 기약도 없이 도로에 서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선연장을 결정하신 높으신 분들께 묻고 싶다, 도로에 한 번 나가면 5시간이 넘는데 화장실 같은 인간의 기본권은 시에서 지켜주는가”라고 반문하며 “못 배운 운전기사라도 사람답게 일하고 싶다, 황제처럼 일하고 싶다는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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