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골수 '도둑질'한 중국 병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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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의사가 수술받으러 온 환자의 골수를 몰래 뽑아내 줄기세포 실험에 썼다가 발각됐다.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에 있는 선양의학원 펑톈(奉天)병원 소속 한 의사는 2004년 초 교통사고로 다리에 중상을 입고 입원한 린(林)모가 전신마취 상태로 수술을 받는 동안 골수를 무단 채취했다. 이 같은 사실은 중국 '화상신보(華商晨報)'의 보도를 통해 밝혀졌다. 린은 입원 뒤 수십 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았으며, 이 중 지난해 2월 수술 당시 골수를 '빼앗긴' 것으로 추정된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주치의 등 병원 관계자들과 협상을 벌여 지난해 8월 50만 위안(약 6000만원)의 합의금을 받았다.

이 병원의 한 관계자는 "병원 측이 여러 경로를 통해 '누구든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릴 경우 징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털어놨다. 중국의 상당수 대형 의료기관들은 현재 골수 줄기세포 체외 배양 실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중화골수은행'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골수 도둑질이 과연 이 병원만의 일일지 의심스럽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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