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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글중심] 새로운 가족이 온다... “생활동반자법까지 나아갔으면”

중앙일보

입력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 주요 내용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여성가족부]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 주요 내용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여성가족부]

여성가족부가 ‘2025 세상 모든 가족 함께’라는 명칭의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21~2025)안을 발표했습니다. 혈연·혼인·입양 관계가 아닌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모두 사회적 돌봄 체계 안에 속할 수 있도록 민법과 건강가정기본법을 개정하려는 계획안입니다. 우선 비혼부의 단독 출생신고가 가능하게 하고, 비혼 여성의 단독 출산에 대한 제도 개선도 검토할 예정입니다. 또 자녀의 성(姓)을 결정할 때 아버지 성을 기본으로 두지 않고 부모 협의를 통해 결정할 수 있게 됩니다. 부모의 혼인 여부에 따라 아동을 ‘혼외자’와 ‘혼중자’로 구별하는 차별적 용어도 바뀐다고 합니다.

네티즌들은 “변화하는 사회에 발맞춘 개선안이 드디어 나왔다”며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독일과 같은 해외에서도 오래전부터 생활동반자제도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한국에서 추진하는 것보다 한발 더 나아간 제도에요. 성인이 혼인 관계 없이 서로의 법적 보호자가 필요한 순간에 지위를 행사할 수 있게 해줍니다.” “진짜 필요하다. 결혼 안 하고 친구끼리 사는 동거인도 가족으로 인정되어야 보호자 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1인 가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죠. 결혼율은 줄어들고. 제도적으로 억지로 결혼 외에는 동반자가 없게 만드는 게 사회를 위한 답인가요? 시대에 맞춰 바뀌어야죠. 다양한 가족 형태도 인정하고 동반자 법까지 도입되면 좋겠습니다.”

그간 법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지원받지 못하고 살아온 다양한 가족들을 언급하며 안도하기도 합니다. “미혼부가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된 건 진짜 잘됐네. 그간 생모 동의 없어서 학교도 못 가고 유령처럼 살아간 미혼부 자녀들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법임.” “용어만 바뀌는 게 아니라 양육비 지급 불이행도 더 세게 단속하고 육아 돌봄 서비스도 강화되는 거야. 세상은 더 좋은 쪽으로 바뀌고 있다.” “단순히 복지 지원이나 행정적 절차 해결뿐만이 아님. 제도 안에서 내가 함께 사는 상대와 가족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가치적 의미가 정말 클걸.”

“전통과 족보 체계가 흔들린다”, “비정상 가족이 늘어나면 사회가 무너진다”며 우려를 표하는 네티즌도 많지만, ‘정상 가족’의 신화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반론이 이어집니다. “뭘 그렇게 두려워하시나요? 언제는 출생률 걱정하며 무조건 애 낳으라더니. 태어났음에도 보호받지 못하던 아이들과 그 부모들을 이제야 뒷받침해주는 건 또 싫으신가요?” “언제까지 가부장적 제도에 묶여 역행하려는지. 가족이란 그저 서로 사랑하고 희생할 수 있을 구성원에 대한 믿음의 공동체다.” “결혼하지 못하게 막는 게 아닙니다.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분들은 결혼해서 함께 사시면 됩니다. 하지만 현재 가족이어도 가족 같지 않은 집들도 많습니다. 가족의 굴레 속에서 가정폭력은 물론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도 많죠. 이 법은 구하라 씨의 영향도 받았습니다. 부모라는 이유로 자식을 버렸음에도 재산 분할을 청구했어요. 그러한 부분들을 막기 위한 정책이기도 합니다.”

자녀 성 ‘부성 우선’ 원칙 폐지와 관련한 토론도 치열합니다. “아빠 성을 따르는 게 불평등이 아니라 단지 문화적 요소라고 하시지만, 그 문화적인 부분이 성 평등에 위반된다는 겁니다. 부의 성을 ‘따르게’ 하는 것과 ‘따를 수 있게’ 한다는 것은 매우 다르니까요.” “족보 체계는 이미 의미 없어진 지 오래고 다양한 사정을 가진 가정들에 선택권을 주는 게 맞죠.” “아무리 그래도 인간 사회의 전통이란 게 있다. 멀쩡한 가정들 건드리지 말아라.” “전통 운운하는 사람들은 20년 전 호주제 폐지될 때도 나라 무너질 것처럼 얘기했겠지. 미안합니다만 겨우 그런 전통 하나 없어진다고 사회 붕괴하지 않습니다.” e글중심이 네티즌의 다양한 생각을 모았습니다.

* e 글 중심(衆心)은 '인터넷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 커뮤니티 글 제목을 클릭하시면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 반말과 비속어가 있더라도 원문에 충실하기 위해 그대로 인용합니다.

* 어제의 e 글 중심 ▷"공무원 잡는다고 코로나가 잡히나?"

#다음

"이게 맞다. 가족의 형태는 너무나 다양해지는데, 우리나라 법은 가족을 너무나 소극적으로 해석해왔음."

ID '하이브리드'

#클리앙

"가족 개념을 확대하는군요. 결혼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같이 살고 있으면서 생활을 영위하고 아이를 낳는 것 자체를 가족 개념으로 봄. 동거하는 커플에 대한 복지 혜택을 주면서 출산도 기대하려면 가족 개념을 확대하는 게 효과가 있다고 보는 것이네요."

 ID '슈퍼 멜론'

#더쿠

"친자 등록을 금지한 게 2011년. 그 이전까진 미혼부도 출생신고가 가능했음. 왜 비교적 최근에 이런 법이 생긴 거냐면, 남편이 혼외자식, 남의 자식 또는 친모의 아이를 빼앗아와서 아내의 동의 없이 아이를 호적에 올리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 그래서 이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친모의 명확한 신분증명이 있어야만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바꾼 건데 그 후 미혼부 문제가 불거졌던 것."

ID '479. 무명의 더쿠'

#뽐뿌

"만드는 게 맞죠. 미혼부도 지원하는 정책인걸로 아는데 이건 만드는 게 맞아요."

ID '인생은욜로' 

#네이버

"선택권은 당연한 건데 여태 부계로 유지된 건 놀랄 일이죠. 참 더딘 변화입니다. 부부의 아이고, 임신 출산을 직접 겪어내는 엄마들에게도 선택 받을 권리를 주는 게 맞죠."

ID 'z957****'

#에펨코리아

"국가에서 보장하는 제도가 필요하지. 가족이라는 틀이 사라지는 건데. 지금도 사실 영유아 보육비나 의무교육 비용은 나라에서 다 나오잖아. 그걸 더 적극적으로 하는 공동육아, 공동보육 같은 개념이 필요할 것 같음."

ID '흑점폭발'


장유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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