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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킥보드 인도로 달리면 범칙금 3만원, 두 명이 타면 4만원

중앙일보

입력

인도에서 전동킥보드를 타다 적발되면 3만원의 범칙금을 물어야 한다. [연합뉴스]

인도에서 전동킥보드를 타다 적발되면 3만원의 범칙금을 물어야 한다. [연합뉴스]

 거리를 걷다 보면 연인끼리, 또는 친구끼리 한 대의 전동킥보드에 함께 올라타고 달리는 장면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안전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지만 별다른 단속 규정이 없었다.

[확 쎄진 전동킥보드 처벌 규정] #다음달 13일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 #헬멧 미착용 2만원, 무면허 10만원 #음주운전 적발되면 범칙금 10만원 #아이에게 운전시키면 보호자 과태료

 그러나 다음 달 13일부터는 두 명 이상이 전동킥보드 한 대에 올라탈 경우 승차 정원 위반으로 단속돼 범칙금 4만원을 내야만 한다. 또 헬멧(안전모)을 쓰지 않고 전동킥보드를 타도 2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28일 경찰청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다음 달 13일부터 개인형 이동장치(PM,Personal Mobility) 관련 규정을 강화한 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된다. PM에는 전동킥보드와 세그웨이, 전기자전거 등이 포함된다. 무엇보다 그동안 규정이 없어서 단속하지 못했던 위험 행위에 대한 처벌이 대폭 세진다.

 도로교통법 시행을 앞두고 경찰청이 입법 예고한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술을 마시고 전동킥보드를 타다 적발되면(음주운전) 10만원의 범칙금을 물어야 한다. 단속기준은 자전거와 마찬가지로 혈중알콜농도 0.03% 이상이지만 범칙금은 자전거 음주운전(3만원)보다 3배가 넘는다.

 또 음주 측정을 거부하는 때에도 자전거(10만원)보다 많은 13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금지 약물을 마시고 전동킥보드를 타는 경우에도 범칙금이 10만원이다.

 면허 없이 전동킥보드를 운전하다 단속에 걸리는 때에도 10만원의 범칙금이 부여된다. 사실상 전동킥보드 이용 가능 연령을 원동기 면허를 딸 수 있는 16세 이상으로 다시 올려놓은 규정이기도 하다.

한 대의 전동킥보드에 2명 이상이 올라타면 승차 정원 위반으로 단속된다. [뉴시스]

한 대의 전동킥보드에 2명 이상이 올라타면 승차 정원 위반으로 단속된다. [뉴시스]

 전동킥보드 승차 정원에 대한 규제도 시행된다. 전동킥보드와 세그웨이의 승차 정원은 한명이고, 전기 자전거는 2명까지 탈 수 있다. 이를 위반하다 적발되면 범칙금 4만원을 내야 한다.

 헬멧 미착용 때 부과되는 범칙금은 2만원으로 역시 자전거(1만원)보다 많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지난해 실시한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등 PM 이용자의 헬멧 착용률은 채 10%가 되지 않았다.

 차도나 자전거 도로가 아닌 인도에서 전동킥보드를 타면 범칙금이 3만원이다. 역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조사에 따르면 PM의 주행도로 준수율은 20%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말부터 PM의 자전거 도로 이용이 합법화된 걸 고려해도 준수율은 40%가 안 된다. 여전히 인도 주행이 대다수라는 의미다.

다음달 13일부터는 헬멧을 쓰지 않고 전동킥보드를 타면 범칙금 2만원이 부과된다. [연합뉴스]

다음달 13일부터는 헬멧을 쓰지 않고 전동킥보드를 타면 범칙금 2만원이 부과된다. [연합뉴스]

 PM과 관련해 최근 3년간(2018~2020년 11월) 국민권익위원회에 제기된 민원에서도 '운행 장소'에 대한 것이 71.5%로 가장 많았다. 인도를 달리는 공유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에 대한 불만이 압도적이었다는 얘기다. 인도로 달리다 보행자 인명사고를 내게 되면 12대 중과실에 해당해 보험·합의 여부에 상관없이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위반 행위자에게 직접 부과되는 범칙금과 달리 보호자나 운전자에게 대신 책임을 묻는 과태료 규정도 마련됐다. 우선 어린이에게 전동킥보드를 운전시키는 경우 해당 어린이의 보호자는 1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또 전기자전거의 동승자가 헬멧을 쓰지 않았을 때는 운전자에게 과태료 2만원을 부과한다.

 도로교통법 시행령 개정안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국무회의를 통과해 확정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처벌 규정 등 개정안에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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