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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확보 화이자 2000만명분, 접종 시기는 불확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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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가 미국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4000만 회분(2000만 명분)을 추가 계약하면서 하반기 백신 수급 일정에 청신호가 켜졌다.

7월부터 온다지만 구체일정 안 밝혀 #홍남기 대행, 오늘 백신 대국민 담화 #화이자 추가분 “7월부터” 두루뭉술 #혈전 논란에 AZ 등 불안감 고조 #변이 급증에 백신 무력화 우려도 #11월 집단면역 달성 과제 산적

다만 11월 집단면역까지 가는 길은 여전히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자국 우선주의와 백신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2분기 도입 예정이었던 일부 백신 물량이 3분기로 밀린 데 이어 구체적인 하반기 수급 계획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추가로 확보한 4000만 회분의 백신도 7월부터 들여올 예정이라지만 정확히 언제 들어오고, 언제 접종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이와 관련,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26일 오전 대국민 담화를 통해 백신 확보 상황과 안정성 등에 관해 설명한다.

지난 24일 범정부 백신 도입 태스크포스(TF)에 따르면 현재까지 한국이 확보한 코로나19 백신은 총 1억9200만 회분이다. 1회 접종인 얀센(600만 명분)을 제외하고 1명당 2회분을 맞는다면 인구의 약 1.9배인 9900만 명이 접종할 수 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25일 “전 국민이 두 번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이고 집단면역을 위한 접종 대상자 3600만 명을 기준으로 보면 세 번 가까이 맞을 수 있는 물량”이라며 “이제는 미래의 백신 수급이 차질을 빚을 것인지, 아닐 것인지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은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 1.9배 백신 확보 … “비밀유지 계약에 구체일정 비공개”

하지만 현재 백신 수급 상황을 따져보면 장밋빛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계약된 전체 백신의 양보다 중요한 건 백신이 들어오는 공급 시점이기 때문이다. 당장 2분기 일정만 해도 그렇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경우 물량이 충분하지 못해 2회 접종용 물량을 당겨 쓰고 있다.

백신 접종 현황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질병관리청]

백신 접종 현황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질병관리청]

상반기 전체 AZ 도입 물량 1067만4000회분 중 현재 도입이 완료된 물량은 200만 회분이다. 만약 6월까지 도입 예정된 867만 회분이 들어오고 2회차 물량을 1회차로 펼쳐 쓰면 상반기 AZ 접종 대상자 약 850만 명에게 모두 맞힐 수 있다. 다만 수급이 미뤄질 경우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 5월 예정된 코백스(COVAX) 물량 166만8000회분이 제때 들어올지 알 수 없다. 여기에 12주 간격으로 2회차 접종을 시작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 정부는 2분기 순차 도입될 예정이었던 모더나 2000만 명분의 본격적인 공급 일정이 3분기로 밀렸다고 발표한 바 있다. 노바백스 2000만 명분, 얀센 600만 명분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 사람들 백신 얼마나 맞았나

전 세계 사람들 백신 얼마나 맞았나

현재 계획에 따르면 오는 3분기 약 8000만 회분, 4분기 약 9000만 회분의 백신이 추가로 들어올 예정이지만 어떤 백신이 언제 들어올지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구체적인 공급 일정은 제약사별 비밀유지 계약에 따라 비공개한다”는 이유에서다.

접종 동의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정부가 발표한 2분기 화이자 접종 대상자는 75세 이상 노인 350만 명과 노인 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16만 명으로 총 366만 명이다. 3월 말~2분기 도입 물량은 약 730만 회분으로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었지만 접종 동의자가 293만 명(586만 회분)에 그쳐 오히려 백신이 남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됐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이상 반응이나 사망 사례 보도가 이어졌는데 이에 대해 정부 대응이 미흡해 신뢰감이 떨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백신 도입 현황 및 향후 계획

코로나19 백신 도입 현황 및 향후 계획

11월 집단면역을 달성하기 위해선 변이 바이러스 대응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난해 12월 인도에서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B.1.617)는 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 변이(E484Q)와 미국 변이(L452R)에서 발견된 변이를 이중으로 가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수도 뉴델리를 비롯해 삼중 변이 바이러스까지 발견되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금까지 정부는 해외 입국을 안 막고 있는데 확산세가 무섭기 때문에 입국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노바백스 CEO 방한, 백신TF 면담=스탠리 에르크 노바백스 최고경영자(CEO)가 26일 방한한다. 국내 위탁생산을 맡은 경북 안동의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을 방문하고, 범정부 백신 도입 TF 관계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정부는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와 노바백스 백신 4000만 회분(2000만 명분)을 공급받기로 계약한 바 있다. 정부는 우선 이 중 절반인 2000만 회분을 3분기까지 공급받기로 했다. 정부는 에르크 CEO와 나머지 2000만 회분의 4분기 공급 확정 등을 협의할 전망이다. 노바백스는 아직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실제 국내 공급과 접종 시기는 알 수 없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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